미, '주한미군 카드' 거론하며 방위비 협상 압박
에스퍼 "예측이나 추측 안해"…'지소미아 연장' 이은 압박조치
입력 : 2019-11-20 15:33:24 수정 : 2019-11-20 15:33:24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내년 이후 한국이 부담할 주한미군 방위비 규모를 정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철수 카드를 지렛대로 삼으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리 측 방위비 협상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외신들에 따르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19일(현지시간) 주한미군 감축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가 할지도, 하지 않을지도 모를 것에 대해 예측이나 추측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아닌, 여지를 두는 듯한 분위기를 내비친 것이다. 지난 15일 서울에서 열린 제51차 SCM(한미안보협의회의) 공동성명에 "현 안보상황을 반영해 현재 주한미군의 수준을 유지하고 전투준비 태세를 향상시키겠다"고 밝힌 것이 무색할 정도다.
 
에스퍼 장관의 언급은 미국 측이 전날 서울에서 진행된 11차 SMA 3차 협상을 박차고 나간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우리 측 정은보 수석대표가 협상 직후 기자회견에서 방위비 문제와 연계한 주한미군 감축·철수 가능성에 "지금까지 한 번도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에스퍼 장관이 연관성을 끌어온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인상 압박은 지금까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요구와 연계해 진행됐다. 지소미아 종료 시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을 토대로 방위비 인상이 필요하다는 논리에, 주한미군 카드까지 포함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보통의 미국인들은 주한·주일미군을 보며 왜 그들이 거기에 필요한지, 얼마나 드는지 등을 묻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 대표단이 먼저 자리를 이석하고 자청해 기자회견까지 한것은 전형적인 '갑질 협상전술'"이라며 "협상결렬 책임을 우리 대표단에 전가해 협상력을 위축시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우리 협상단이 잘하고 있다"며 "미국의 말만 믿고, 우리 대표단에 잘못을 들이대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15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고위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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