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0.1% = 27%
입력 : 2019-11-11 06:00:00 수정 : 2019-11-11 06:00:00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돌았다. 역대 정부와 비교하면 안정적인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현 정부에 대한 높은 기대감은 시나브로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다. 조국 전 장관 사태에서 불거진 공정성 논란은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였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기회는 평등할 것이다. 과정은 공정할 것이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는 약속이 현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기대가 실망과 분노로 바뀐 핵심은 경제다. 소득주도성장과 포용국가 건설이라는 목표에 걸 맞는 정책은 제시되지 않았고 집행되지 않았다. 2년 반이 지났지만 빈부 격차는 심화되고, 강고한 불평등 구조는 강고하다. 기득권 세력의 카르텔은 변함없이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시스템이다. 근원적이고 발본적인 개혁 없는 언 발에 오줌누기식개혁은 저임금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도 빈곤층의 희망도 말할 수 없다.
 
정부는 집권 초 소둑분배를 개선하고 가계소득을 늘려 내수 중심으로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소득주도성장을 경제정책의 기본 방향으로 제시했다. 최저임금을 2년간 30% 올렸고,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했다. 하지만 이게 전부였고, 이들 정책들도 용두사미다. 2년간 많이 올랐던 최저임금은 속도조절에 들어가 2020년 최저임금은 2,9% 인상에 머물렀고, 경제 어려움을 핑계로 주 52시간제는 300인 이하 사업장 적용 유예가 흘러나온다.
 
재벌개혁, 조세개혁, 사회안전망 구축은 아직 손도 못되었다. 소득주도성장의 정책 효과가 나오기도 전에 소득주도를 꾀할 정책들은 중단되거나 축소되었다. 소득 격차는 거꾸로 더 벌어졌다. 통계청의 20192분기 가계소득동향을 보면 올 들어 소득 2·3·4분위 가구의 가계소득이 증가했다. 3분위 가구의 소득증가율이 1분기(5%)2분기(6.4%) 모두 가장 높았다. 소득 증가에 힘입어 지난 3분기 기준 수출과 설비투자가 각각 12.2%2.7%씩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소비는 1.7% 늘었다. 하지만 소득 하위층인 1분위 소득이 하락하며 소득격차는 더욱 커졌다. 소득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값인 ‘5분위 배율’172분기 4.73배에서 ’182분기 5.23, ‘192분기엔 5.30배까지 벌어졌다. 집권 초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국민들의 심리적 박탈감은 더 커졌다.
 
소득 격차는 자산 격차로 연결되고 불평등 구조를 심화한다. 김정우의원의 ‘2017년 귀속연도 통합소득 천분위 자료에 따르면 상위 0.1%에 속하는 22482명은 총 331390억 원의 통합소득을 올렸다. 통합소득은 근로소득과 종합소득(사업·이자·배당·기타소득)을 합친 것인데, 상위 0.1%는 통합소득 신고자 전체인 22482426명이 올린 소득 7728643원의 4.3%에 해당한다. 상위 0.1%의 통합소득 33조원은 하위 27% 구간에 속하는 6295080명의 통합소득인 348838억 원에 육박한다. 최상위에 속한 22482명과 하위 6295080명이 벌어드린 소득이 같은 나라이다. 통합소득을 항목별로 보자. 이자소득은 상위 1%524353명이 전체 138343억 원의 45.9%63555억 원을 가져갔다. 이들의 1인당 연평균 이자소득은 1212만원이다. 상위 10%의 이자소득은 125654억 원으로 전체에서 90.8%를 차지했다.
 
배당소득은 어떠한가. ’17년 기준 배당소득 상위 1%에 해당하는 사람 수는 93133명으로 이들은 전체 배당소득 195608억 원의 69%에 해당하는 135065억 원을 가져갔다. 1인당 연평균 배당소득은 14500만원이었다. 상위 10%의 배당소득은 2017183740억 원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3.9%에 이르렀다.
 
자산 격차는 부동산에서 두드러진다. 집값 안정을 위해 신도시를 또 건설하겠다는 정부 발표에 국민들은 심드렁하다. 집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투기를 잡지 못하면 집 문제 해결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실련 자료에 따르면 2008년에서 2018년까지 10년간 주택 보유자 상위 1%106,000명에서 13만 명으로 24,000명 증가했다. 상위 1%가 보유한 주택은 37만 채에서 91만 채로 54만 채 증가했다. 1인당 보유 주택이 3.5채에서 7채로 2배 증가했다. 전체 주택 보유자는 ’081,060만 명에서 ’181,300만 명으로 240만 명 늘었다. 주택물량은 490만 채 증가했으나, 보유 인원은 240만 명밖에 증가하지 않았다는 것은 250만가구의 주택을 다주택자가 또 구입했음을 의미한다. 2017년 귀속 부동산 양도차익은 848000억 원으로 상위 1%23%, 상위 10%63%를 가져간 반면, 하위 50%는 단지 5%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자산격차 확대와 소득불평등 심화는 대한민국을 공정사회가 아닌 절망사회로 몰아넣는다.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지표에서 노력에 의한 사회경제적 지위 상승 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2011년 본인, 자녀의 지위가 상승할 수 있다고 본 응답자는 각각 28.8%, 41.7%였지만 2017년에는 23.1%, 30.6%로 줄어들었다. 집권 후반기 경제민주화와 빈부 격차 해소를 통한 함께 잘사는 포용적 국가를 위한 정책을 시작할 때이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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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하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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