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탈 이명박 효과' 포스코, 실적 악화에도 등급엔 영향 없어
이명박~박근혜 정부 초기와 비교해 1/8 수준
보수적 투자 기조로 신용등급 유지
입력 : 2019-11-07 09:30:00 수정 : 2019-11-07 09:30:00
이 기사는 2019년 11월 4일 15:4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포스코는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이 부진했으나, 투자를 줄인 덕에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포스코의 투자는 자원 외교가 활발했던 시기와 비교할 때 1/8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글로벌 신용평가 기업인 S&P 글로벌 신용평가(S&P Global Ratings)는 포스코(005490)가 발행 준비 중인 미 달러화 선순위 무담보 채권에 대한 신용등급을 BBB+/긍정적으로 부여했다. 같은 날 마찬가지로 글로벌 신용평가 기업인 무디스 역시 같은 채권에 대해 신용등급을 Baa1(BBB+와 같은 등급)을 부여했다. 다만, 무디스의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S&P와 달랐다. 
 
최근 포스코는 실적이 부진하다. 이번 3분기에는 1.03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지난 분기 1.06조원보다 2.7%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3조원과 비교하면 32.1% 감소한 수치다. 현금흐름 기준으로 평가한 실적도 악화됐다.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에 따르면 포스코의 연결 기준 지난 반기 EBITDA는 4조원이었다. 전년 동기 4.3조원보다 3000억원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EBITDA는 영업으로 인해 유입되는 현금흐름을 의미한다. 
 
미래 전망도 나쁘다. 중국의 수요 성장 둔화 및 글로벌 자동차 산업 등 주요 전방 산업의 업황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앞으로 12~18개월간 포스코의 연간 기준 조정 EBITDA가 약 7.5조~7.9조원으로 2018년의 9.2조원 대비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이거나 긍정적이다. 보수적인 투자 탓이다. S&P는 "포스코는 공격적인 투자나 기업 인수를 지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신용평가사는 회사가 발행한 채권을 평가한다. 기업의 실적은 이자 지급, 채권 상환 능력 등을 평가하기 위해 고려하는 수준이다. 그렇기에 M&A 등 공격적인 투자를 할 경우, 등급 전망은 악화되기도 한다. 최근 KCC의 장기등급 전망이 '안정적→부정적'(나신평기준)으로 바뀐 것이 일례다.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이 2017년 '포스코 비리, 뇌물공여'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포스코는 자원외교 당시와 비교할 때 투자활동이 크게 줄었다. 포스코의 투자가 가장 활발했던 시기는 2013년으로 상반기 투자활동으로 빠져나간 현금만 4.03조원이었다. 2013년은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바뀐 해다. 올 상반기의 투자활동 현금 유출액이 0.53조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포스코의 연결 기준 투자활동 현금유출액은 정부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모습이다. 가장 현금 유출이 많았던 시기는 이명박 정부 시기였다. 당시 포스코 정준양 회장은 약 1600억원을 배임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은 바 있다.  
 
포스코의 투자활동 현금흐름.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2013년 당시 포스코는 자원개발 전문기업으로 도약했다고 자평했다. 2013년 포스코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대우인터내셔널(포스코 자회사)을 통해 미얀마 가스전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7월부터 가스 생산을 시작했고, 캐나다에서 비전통 석유 가스인 타이트 오일가스 광구 지분을 인수해 자원개발 전문기업으로 도약했다"라고 밝혔다. 이 당시 포스코는 아프리카, 미주, 동남아시아, 호주 지역 등에서 구리, 우라늄, 주석 광산 탐사사업을 진행 중이었다.
 
자원개발의 후폭풍은 상당했다. 2013년 당시 포스코는 AAA/안정적(나신평 기준)의 최상위권 기업이었다.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결과 이듬해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2016년 4월에는 등급이 한 단계 떨어지기도 했다. 
 
2013년의 투자가 반영된 포스코를 평가한 최중기 나신평 위원은 포스코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2014년6월 기준)으로 부여하며 "계열 확대 및 설비투자 과정에서 차입 규모가 확대됐다"면서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에 3.4조원이 지출된 것을 비롯, 설비투자와 함께 M&A 및 지분출자 등으로 자금 소요가 상당 폭 확대되며 차입금과 금융비용이 크게 증가했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콜롬비아의 블루 퍼시픽 및 파날카와 자원개발과 철강사업 등의 상호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포스코. 2011.09.15. 출처/뉴시스
  
투자활동으로 유출된 현금은 6년 전과 비교할 때 큰 폭으로 줄었다. 그 결과, 비록 포스코의 실적이 부진하고 전망은 어둡지만, 신용등급을 지킬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현금흐름과 이자가 발생하는 빚의 상관성을 파악하는 지표로 확인 가능하다. 나신평 기준 EBITDA 대비 총차입금은 2013년 말 4.6배에서 올 상반기 2.5배 수준으로 줄었다. 
 
앞으로 전망도 유사하다. 무디스는 "앞으로 12~18개월 이후 연간 기준 조정 EBITDA가 지난해보다 1.3조~1.7조원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포스코의 현금보유액을 고려한 EBITDA 대비 순차입금 비율은 ‘Baa1’ 신용등급을 지지하는 1.5~1.6배의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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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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