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자 물류기업 부담금 징수법 추진
한국당, 현대글로비스 등 겨냥 "2자 물류사 갑질·폐해가 해운업 위기 주범"
2019-10-27 07:00:00 2019-10-27 07:00:0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국회가 고사 위기에 처한 한국 해운업을 재건하고자 대기업 물류회사(2자 물류사)에 부담금을 물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자 물류사는 국내 물동량의 80% 이상을 차지하지만 그간 선사에 갑질을 하는 등 해운업 위기를 방기했으니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반영, 공익에 기여케 하자는 취지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26일 "2017년 한진해운 파산 이후 해운업을 재건해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면서 "대기업 2자 물류사의 독과점과 국적 선사에 적자운송을 강요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2자 물류사에 부담금을 물리는 법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2자 물류'란 회사 물건을 물류 자회사를 이용해 배송하는 형태다. 국내에선 현대글로비스와 삼성SDS, LG의 판토스 등이 대표적이다. 
 
정치권과 정부, 시민단체, 학계 등에선 지난 2017년 2월 한진해운 파산 사태를 계기로 해운업을 재건하자는 주장이 본격화됐다. 한진해운은 1977년 설립된 회사로 한때 국내 1위, 세계 4위의 선사로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글로벌 금융 위기 여파와 최은영 전 회장 등 경영진의 무능 등이 겹치며 2017년 2월 파산했다. 이후 정부는 지난해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하고 '해운재건 5개년 계획(2018~2022)'을 수립하는 등 해운 재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면이 바다인 한국은 수출입의 99%를 해운에 의존하는 데다, 해운업은 조선·항만업의 성패와 연관됐기 때문에 해운업 없이는 국가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2017년 2월 국내 1위의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파산 선고를 받고 창립 4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사진/뉴시스
 
특히 업계에선 해운업을 재건하려면 2자 물류사의 갑질과 폐해를 보완할 장치가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는 이들이 그룹 총수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운영되면서 그룹에선 일감몰아주기 지원을 받고,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고자 3자 물류 물량까지 덤핑으로 확보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현대글로비스 등 국내 7대 2자 물류사가 점유하는 국내 물동량은 80%나 된다는 것이다. 동시에 고정비를 최대한 낮추고자 운임이 싼 외국 선사를 주로 이용하고 국적 선사엔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원가 이하의 운임을 강요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7대 2자 물류사는 점유한 물동량 80% 가운데 70%를 외국 선사에 주고 나머지 10%만 국적 선사에 맡겼다. 운임을 낮출 것을 강요하고 요구를 듣지 않으면 화물을 주지 않는 2자 물류사의 갑질이 장기간 어이지며 국적 선사는 적취율(선사에 화물을 맡기는 비율)이 하락하고 적자운송의 수렁에 빠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한진해운 파산의 진짜 원인은 2자 물류사의 비상식적 행태에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7월1일 현대상선이 글로벌 해운동맹인 '디얼라이언스'에 정회원사 가입했다. 협력기간은 오는 2020년 4월부터 2030년 3월까지 총 10년이다. 사진/뉴시스
 
8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해운법 개정안엔 선·화주 간 불공정 거래를 근절하고자 표준계약서 작성 등을 규정했다. 그러나 물류사(화주)가 '갑'인 해운업 특성상 2자 물류사 문제를 해결할 근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해운업계의 불공정 거래를 막고 해운업을 재건하기 위해 2자 물류사에 부담금을 물리자는 건 이런 맥락이다. 2자 물류사에 대한 부담금은 '수질개선부담금'과 같은 원리다. 정부는 지하수자원을 보호하고 수질을 개선하는 비용에 관해 먹는 샘물 제조업자와 수입판매업자가 상품 판매가액의 20%를 부담케 했다.
 
국회와 업계에선 2자 물류사가 외국 선사에 선적하면 부담금을 물리고 국적 선사를 이용하면 인센티브를 줘 자연스레 국적 선사를 활용토록 하는 방향을 논의 중인 걸로 알려졌다. 해양수산부는 "현재 구체적으로 2자 물류사 부담금에 대해 논의된 건 없다"며 "정책효과와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두루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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