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동 고분군서 화장된 백제인 유골 첫 발굴
초대형 '연접식 적석총'도 발견…"왕실 장례문화 이해하는 새 전기"
입력 : 2019-10-23 17:01:07 수정 : 2019-10-23 17:01:07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한성백제 왕실 묘역인 서울 석촌동 고분군(사적 제243호)에서 화장 후 분골 과정을 거친 사람 뼈가 다량 발굴됐다. 백제 고분에서 화장된 인골이 발견된 다량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또 여러 개의 적석묘(돌무지무덤)가 100m 길이로 이어진 초대형 ‘연접식 적석총’도 처음 발견됐다.
 
서울시 한성백제박물관은 23일 석촌동 고분군 발굴조사 현장설명회를 열고 석촌동 고분군에 대한 발굴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발굴될 초대형 '연접식 적석총'은 네모꼴의 중소단위 적석묘 16기와 이를 이어주는 연접부, 화장된 인골을 묻은 매장의례부 3곳을 빈틈없이 맞붙여 가며 무덤규모를 확대했다. 이렇게 연결된 형태의 고분은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바 없는 새로운 형태다. 
 
이 연접식 적석총은 1987년 마지막 복원·정비 당시 2개의 '쌍분' 형태로 복원됐던 1호분과도 이어져 있다. 시는 1호분이 단독분이 아닌 연접식 적석총의 일부분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발굴 과정에서는 금귀걸이, 유리구술, 중국제 청자같이 소유자의 권위와 위엄을 드러내기 위한 위세품과 토기·기와 등 5000여 점의 유물이 함께 출토됐다. 
 
연접식 적석총의 일부인 3곳의 매장의례부에서는 잘게 부서진 사람뼈가 발굴됐다. 분석 결과 이들을 모두 화장돼 분골 과정을 거친 것으로, 제사 유물과 함께 고운 점토로 덮여 있었다. 이와 함께 다량의 토기와 장신구, 기와 등 유물도 발굴됐다. 
 
석촌동 고분군 발굴조사단장인 정치영 한성백제박물관 학예연구사는 "3000여점의 기와 파편이 나왔는데, 기와들은 당시 국가기관만 쓸 수 있었다"면서 "최고의 권위를 가진 이의 장례에 쓰였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1917년도에 제작된 고분분포도에 따르면 석촌동, 가락동(현 송파동), 방이동 일대는 총 300여기의 대형 고분이 모여 있었던 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전쟁과 도시개발로 현재 석촌동과 방이동 고분군에 극히 일부만 남아 사적으로 보존되고 있다. 1970년대부터 본격 발굴된 석촌동 고분군은 백제 왕릉급 고분군으로 인식돼왔다. 특히 3호분은 한 변의 길이가 50m에 달하는 대형 적석총으로 백제의 전성기를 이뤘던 근초고왕릉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성백제박물관은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2015년 10월부터 석촌동 1호분 북쪽지구에 대한 연차별 발굴조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이번 조사는 석촌동 1호분 북쪽지구에서 시작해 1호분 주변에 이르는 총 5290㎡ 구간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공주 송산리 고분군이나 부여 능산리 고분군과 같은 왕실묘역인 점을 감안할 때 석촌동·가락동 일대에는 아직도 지하에 무덤 일부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시는 설명했다. 
 
정치영 한성백제박물관 학예연구사가 서울 석촌동 고분군 발굴조사 현장설명회에서 발굴된 인골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홍연 기자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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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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