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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금융정보 활용성 키운다…은행권, 대안신용평가 도입 확대
통신·건강보험납부 등 비금융 정보 활용…금융이력 부족자 문턱 낮춰
2019-10-13 12:00:00 2019-10-13 12: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시중은행이 비금융 정보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 모델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신용카드나 대출 등 금융거래 정보가 부족한 ‘금융이력 부족자(Thin filer·씬 파일러)’를 위해 통신·건강보험 납부 등을 활용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은 최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내에 신용정보를 올릴 수 있는 '신용점수 올리기' 기능을 추가했다.
 
'신용점수 올리기'는 신용평가사에서 신용을 평가할 때 포함되지 않는 '비금융정보'를 카카오뱅크의 '내 신용정보'를 통해 제출하는 서비스다. 고객의 건강보험납부내역이나 세금납부내영 등을 평가에 반영해 신용평가 점수를 재산정하는 형태다.
 
이는 금융거래 정보가 부족해 신용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금융이력 부족자(Thin filer)'나 중·저신용 등급의 고객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줄 수 있다고 카카오뱅크측은 기대하고 있다.
 
통상 은행 대출 심사는 여·수신·카드 실적과 연체 이력 등 금융정보 중심으로 신용평가를 진행되기 때문에 사회초년생이나 주부와 같이 최근 2년 내 신용카드 실적이 없고, 3년 이내에 대출 보유 경험이 없을 경우 낮은 신용등급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기존 신용평가사가 제공하는 신용점수는 정확한 소득 정보 보다는 대출이나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 경제활동에 근거한 추정치"라며 "이번 ‘신용점수 올리기’ 서비스 출시로 고객은 보다 정확한 소득에 근거한 본인의 신용점수 상승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카카오뱅크 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회사에서 신규 대출이나 카드발급 시에도 상승한 신용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융 이력이 부족한 사회초년생이나 영세 소상공인 등도 자금조달 기회와 금리부담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동통신·이-커머스와 같은 비금융 데이터를 토대로 신용정보 없이도 대출이 가능한 상품도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9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뱅크샐러드(레이니스트)의 ‘대출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에 참여하며 소액대출상품인 ‘우리비상금대출’을 내놨다.
 
우리비상금대출은 통신사 신용등급(Tele-score)을 신용평가에 활용하는 상품으로 고객은 통신사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0.50%  포인트까지 우대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은 SK텔레콤, 현대카드, 11번가 등과 손잡고 ‘이커머스 소상공인 대상 혁신 금융서비스 개발’도 공동 추진한다.
 
이들 협력사는 이동통신·이커머스 비금융데이터를 분석, 신용 평가 참고자료로 활용함으로써 기존 낮은 매출과 담보 부족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이커머스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지난 4월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선정된 신한카드는 신한은행, 신한저축은행 등 신한지주 내 계열사를 대상으로 자영업자 전용 신용평가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국민은행은 이달 말 알뜰폰을 출시해 금융과 통신이 융합된 혁신금융서비스를 내놓을 방침이다. 고객의 경우 핸드폰을 이용함으로써 신용을 새롭게 인정받아 대출한도 상향, 이자 절감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한편 금융당국도 신용정보의 진입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개인신용평가에 비금융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동시에 내년부터 개인신용평가 등급제를 점수제로 개편하는 등 시스템을 정비할 계획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통신사 등과 협업해 신용평가체계를 개선하고 있다"며 "눈에 보이는 데이터 뿐만 아니라 세금 납부내역이나 SNS·통신데이터 등 고객의 신용리스크를 간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빅데이터도 적극 활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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