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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미래차' 투자 위해 다시 미국행
올해 현대·기아차 미국시장 회복세…자율주행 전문기업과 2.4조 조인트 벤처 설립
2019-09-24 06:00:00 2019-09-24 06: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미국 출장길에 오르면서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방미 기간 중에는 현지 시장 점검은 물론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미래 자동차 분야 투자 에도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과 2조4000억원 규모의 조인트 벤처도 설립할 예정이다. 최근 기대했던 중국, 인도 자동차 시장이 불황을 겪으면서 고전하고 있는 반면, 올 들어 미국시장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정 부회장의 미국 행보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미국을 방문해 현지 시장상황 및 향후 전략 등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수석부회장은 1월 초 미국 시장 회복을 위해 △SUV △신차 △제네시스의 3개 키워드를 제시하면서 V자 반등의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몇 년간 미국 시장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는 2016년 77만5005대에서 2018년 67만7946대로 12.5% 감소했다. 기아차도 같은 기간 62만5818대에서 58만9763대로 5.8% 줄었다. 현대·기아차의 합산 점유율은 8.0%에서 7.2%로 0.8%포인트 감소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3일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LA오토쇼에 참석한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반면, 올해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8월까지 누적 판매는 현대차 46만7755대, 기아차 41만8797대로 전년 대비 각각 5.3%, 4.6% 증가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11월 LA오토쇼에 직접 참석해 세계 최초 공개한 현대차 ‘팰리세이드’는 미국 시장에 6월 본격 판매를 시작해 7월 4464대, 8월 5115대의 실적을 보였다. 기아차 ‘텔루라이드’도 2월 출시 후 매월 4000~6000대 수준의 판매량을 보이며 누적 3만4000대를 돌파했다.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G90’, ‘신형 쏘나타’, ‘GV80’ 등을 연내 미국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정확한 출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방미를 계기로 이들 차종의 미국 출시 시점이 보다 구체화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또한 정 수석부회장은 이르면 24일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앱티브(APTIV)’와 조인트 벤처를 설립할 예정이며, 투자금액은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이다.
 
미국 오로라의 첨단 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된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현대차그룹
 
실제로 정 수석부회장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조하면서 국내외 미래차 기술 업체를 대상으로 투자를 단행했다.
미국 업체로는 올해 6월 자율주행업체 ‘오로라(Aurora Innovation)’, 지난해 3월에는 자율주행 레이더 개발 스타트업 ‘메타웨이브(Metawave)’, 9월에는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 ‘미고(Migo)’, 11월에는 드론업체 톱 플라이트 테크놀로지(Top Flight Technologies)에 전략 투자했다. 
 
한편, 정 수석부회장은 미국 정부 관계자와 만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수입차 고율관세 부과 문제에 대한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에서 판매되는 수입차에 대해 최대 2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7월 미국 상무부에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차 안보영향 조사에 대한 의견서’를 보내는 등 관세 문제 해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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