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시동)②기소권 독점하며 권력 쫓은 검찰
권력 비호·제식구 감싸기에 권한남용…국민신뢰 무너뜨려
입력 : 2019-09-16 18:04:43 수정 : 2019-09-16 18:04:43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검찰의 권한 남용은 기소권을 독점하는 구조에서 비롯됐다. 검찰이 기소해야만 법원에 재판이 넘겨져 피고인에 대한 유무죄가 가려진다. 검찰 고유의 강력한 권한이다. 검사 재량으로 공소를 제기하지 않을 수 있는 기소편의와 기소 내용을 언제든 바꿀 수 있는 기소변경권은 기소독점을 떠받쳐왔다. 
 
 
그러다보니 폐해가 적지 않았다. 때로는 권력 비호에, 때로는 제식구 감싸는 데 악용돼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검찰의 기소권 남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최근 사례가 '김학의 게이트'다. 같은 사건에 대해 검찰 수사가 2번 진행됐고 결과는 상이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의 경우 최초 수사 당시 경찰이 증거와 함께 김 전 차관을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모두 불기소처분했다. 이후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은 뇌물혐의에 대해 김 전 차관을 구속기소했다. 전자의 경우 기소권 남용이 있었다고 판단됐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이에 대해 "사건이 벌어진 것보다 더 크게 부끄러운 것은 (검찰이) 1·2차 수사를 통해 왜 밝히지 못했을까 하는 것이고 그걸 밝히지 못한 것은 검사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사과하기도 했다. 김학의 게이트 사건은 기소권 남용뿐 아니라 경찰이 신청한 체포영장과 압수수색영장, 출국금지를 검찰이 모두 기각한 사례로, 검찰 권한의 분산이 절실한 대목이다.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재조사한 PD수첩 사건에서도 무리한 기소가 발견됐다. 이명박정부 시절 광우병 논란을 보도한 MBC PD 수첩 제작진에 대해, 명예훼손죄 성립이 어렵다는 1차 수사팀의 의견에도 검찰이 지속적으로 강제수사를 요구한 것이다. 또 무죄를 받아도 상관없으니 기소하라고 지시한 것 역시 나중에서야 위법·부당한 수사지휘라고 지적됐다.
 
당시 농림수산식품부는 미국산 소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MBC PD 수첩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은 강제수사를 통해 기소했다. 이들은 1, 2심과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불법정치자금 9억여원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됐던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의 경우에도 검찰은 무리한 기소를 했다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검찰이 확보했던 핵심 증인들이 정치자금을 공여한 적이 없다고 진술을 바꿈으로써 당시 재판부는 한 전 총리에 무죄 판단했다. 
 
검찰이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공여자의 진술에만 의존하다가 진술번복이라는 상황을 자초했고, 당시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혐의를 입증하는 증거를 다 확보한 뒤 소환조사하거나 기소해야 한다'는 특수수사의 원칙을 스스로 지키지 못해 참여정부에 대한 보복성 수사를 무리하게 벌였다는 비난을 샀다. 결과적으로 한 전 총리는 유죄를 받았지만, 수사 과정은 이처럼 문제투성이였다. 
 
현재 검찰의 기소독점권에 대한 유일한 견제 수단은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했을 때 법원에 기소를 청구하는 '재정신청제도'다. 하지만 재정신청이 인용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한계를 보인다. 
 
또다른 대안으로 떠오르는 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로 기소권을 분산하는 방안이다. 청와대가 초안을 만들어 4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상정된 공수처 법안은 판·검사, 경찰 경무관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 사건에 대해 공수처에 기소권까지 넘겨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수처의 공소 제기 여부를 심의·의결할 기소심의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경찰에 1차 수사 종결권을 주고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대폭 제한하는 수사권 조정안과 함께 상정됐다. 윤석열 검찰총장도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이 법안에 반대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법무부는 곧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안의 수정안 마련을 검토할 예정이다. 
 
지난 5월 경기 과천시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이 '장자연 리스트' 의혹 사건에 대한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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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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