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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뒤처진 '뱅크사인' 1년…은행권, 인증서비스 자체 출시 확산
은행권 “인증서 고객 선택이기에 권하기 어려워”…간소화 지향하는 금융앱 추세에도 역행
2019-08-07 14:53:26 2019-08-07 14:53:26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은행 공동인증서비스인 ‘뱅스사인(BankSign)’이 오는 27일 출시 1주년을 맞지만 여전히 편리성과 간편성은 못 갖췄단 지적이다. 주요 은행들은 자체 인증서비스 출시를 서둘러 인터넷은행 수준의 고객편의 개선에 나서고 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뱅크사인의 가입자 수는 23만6757명이다. 통신3사 본인인증 브랜드 ‘PASS’는 지난해 7월 통합 후 약 1100만명(올해 6월 기준)의 추가 신규가입을 유치했다. 
 
‘뱅크사인’은 지난해 8월 은행연합회에서 공인인증서를 대처하겠다고 출시한 블록체인 기반 본인인증서비스이다. 서비스 이용을 위해선 뱅크사인 앱(App) 설치한 후 개별 은행 앱에서 인증서 발급을 신청해야 한다. 이후 공인인증서처럼 뱅크사인 인증서를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뱅크사인 자체적으로도 앱 강제종료·구동 정지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은행권에만 인증서 이용이 가능해 범용성도 떨어진다. 산업은행은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을 이유로 올해 5월에서야 뱅크사인 시행을 알렸고, 국민은행은 ‘KB스타뱅크 미니’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는 등 은행들의 도입도 지지부진하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인증서비스는 고객의 선택이기에 공동 인증서비스라고 해서 적극적으로 가입안내를 드리기는 어렵다”며 “보통 고객들이 1년 정도의 인증서 만료기간 이후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하시니 아직은 뱅크사인에 대해 속단하긴 이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업권에선 ‘간소화’를 지향하는 최근 비대면 금융서비스 추세와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고객들이 인터넷은행 앱의 단순하고 빠른 구동속도에 익숙해지다보니, 상대적으로 은행 앱을 무겁게 인식한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모든 은행 업무를 취급하는 ‘풀뱅킹’과 간소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간편뱅킹’ 앱을 분리하거나 운영을 준비를 하고 있다. 뱅크사인은 추가 앱을 깔고, 은행 내부에서 구동을 바래야 한다. 
 
최근 들어선 주요 은행들의 자체 인증 서비스 도입도 분주해지고 있어 뱅크사인의 입지는 더 좁아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 5월 모바일 앱 ‘i-ONE뱅크(아이원뱅크)’를 개편하면서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모바일 인증서를 도입했다. 6자리 간편비밀번호를 기반으로 한 사설인증서로 총 7단계를 거쳐야 했던 이체거래를 4단계로 줄였다.
 
국민은행은 이달 1일부터 고령층을 위해 빈손(바이오 인증)으로 출금이 가능한 ‘손으로 출금’ 서비스를 전국 284개 영업점에서 실시 중이다. 또 지난달 15일에는 6자리 핀번호를 사용하는 ‘KB모바일인증서’를 출시했다. 유효기간이 없어서 재발급 받아야 하는 불편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농협은행도 NH스마트뱅킹에서 모바일OTP 6자리 번호를 입력해 금융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 지난 6일부터는 고객들의 이용 확대를 위해 이체한도도 1일 최대 5억원까지 확대됐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사설인증을 단순히 편의증대를 통한 고객 모우기로 보는 것이 아니다”며 “사설인증만으로 억단위 이체가 가능하게 하듯, 기존 고객들도 해당 비대면 인증서비스로 이동해 비용감소 등의 부차적인 이익을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뱅크사인 사이트 화면 갈무리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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