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력저하 우려 반영, 투자·소비 활성화되나
하방리스크 확대 대비…전문가들 "금리인하 불가피" 효과 여부는 '신중'
입력 : 2019-07-18 17:48:15 수정 : 2019-07-18 17:48:15
[뉴스토마토 김하늬·차오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31개월 만에 금리인하를 전격 단행한 데는 하반기 경기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많다. 경기부양이 시급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의미다. 실제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낮춰 잡았다. ·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불황에 이어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 국면 조짐을 보이면서 한은이 선제적인 조치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18일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기준금리 또한 연 1.75%에서 1.5%0.25%포인트 인하했다. 작년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8개월만에 유턴한 것이다. 한은이 금리와 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내린 것은 경기 둔화세와 대외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과 부진한 지표가 한국경제의 성장을 깎아먹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 상황이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2분기 경기도 기대만큼 회복되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여건도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 증가율이 -2.6%로 집계되면서 8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공산이 커졌다.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가격 회복 지연도 하방 리스크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지난 4일부터 우리나라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종의 수출규제를 시행했는데, 여기에 더해 한국을 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무디스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통제가 한국의 성장 둔화세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한일 관계 이슈는 예측이 불가능하지만 무역갈등이 투자와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건 맞다""한국 성장률이 0.4%포인트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폭이 상당히 컸다는 게 시장 안팎의 평가다. 2.2%는 정부 전망치인 2.4~2.5%보다도 0.2%포인트 낮다. 만약 전망이 일치한다면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은 2009(0.8%)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된다. 다만 무디스(2.1%), 노무라(1.8%), 모건스탠리(1.8%), 한국경제연구원(2.2%) 등 보다는 높다.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실효성 낮아지고 있다. 정부는 67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면서 성장률을 약 0.1%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했지만, 이달 집행이 불투명해지면서 지출 부양 효과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결국 한은은 경제의 기초체력이라고 볼 수 있는 잠재성장률 또한 낮춰 잡았다. 한은은 20192020년 한국 잠재성장률이 연평균 2.52.6%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한은은 우리나라 2016~2020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2.8~2.9%로 봤었다.
 
전문가들은 금리인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보면서도 경기 부양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원장은 "올해 반도체가 꺾이고 일본이 무역분쟁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은 경제활력을 잃어가는 시점"이라며 "한은이 금리인하로 잘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일본 수출규제를 포함해 대외환경이 악화되고 있고, 국내 지표도 안좋아지고 있어 금리 인하는 불가피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수출과 투자에 따른 경기 하강이 워낙 빠르기 때문에 경기상황을 반영해서 어쩔수 없이 성장률 전망치 낮췄고 그런 점에서 현재 금리를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금리조정이 경기개선에 필요조건이긴 하지만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현 경제상황을 감안했을 때 금리를 내리고 전망치를 2.2%까지 낮춘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다만 한은이 현재의 경기여건을 정부보다 비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분석했다.
 

세종=김하늬·차오름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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