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정부 "WTO 제소"
우대조치 해제 심사 90일 소요…산업장관 "명백한 보복조치 유감"
입력 : 2019-07-01 16:26:29 수정 : 2019-07-01 19:09:54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일본 정부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관련 소재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배상판결이 나온지 8개월 만의 보복조치로, 한국 정부는 "민주주의 원칙과 상식에 반하는 조치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비롯한 모든 대응조치를 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1일 외신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국으로의 수출관리 규정을 개정해 스마트폰과 TV에 사용되는 반도체 등의 제조과정에 필요한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 핵심 소재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1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초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본 정부가 한국 수출을 규제하는 품목은 스마트폰 등의 디스플레이 패널부품으로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반도체 제조과정에 필요한 리지스트, 에칭가스(고순도불화수소) 등 세 가지다.
 
오는 4일부터 기존에 이들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 절차를 간소화하는 우대조치를 해제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일본 기업이 한국에 해당 품목을 수출할 때 계약 건당 90일 정도가 소요되는 허가와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경제산업성은 이번 수출 규제 강화와 관련해 "수출관리 제도는 신뢰관계를 토대로 하고 있지만, 한일 간 신뢰가 심각하게 손상됐다"며 한국과 신뢰관계를 기초로 한 수출관리가 곤란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보를 목적으로 한 수출관리 제도의 적절한 운영을 재검토를 목적으로 한 조치"라며 일제 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조치 성격이라는 해석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이와 함께 첨단재료 등에 대한 수출 허가신청이 면제되는 외국환관리법상 우대제도인 '백색 국가'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이날부터 한 달 가량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내달부터 새로운 제도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 일본 업체가 집적회로 등 일본의 안보와 관련된 제품을 한국에 수출할 때 건별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 미국, 영국 독일 등 27개국 백색국가에 지정돼 있으며 한국은 2004년 지정됐다.
 
일본의 갑작스러운 수출 제재 조치에 대해 우리 정부는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날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서울 광화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수출상황점검회의에서 "일본의 수출 제재 조치는 일제 징용 피해자 대법원 판결로 인한 보복조치이자 3권 분립과 민주주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WTO가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조치인 만큼 향후 WTO 제소를 비롯해 국제법과 국내법에 의거해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본의 수출 제재 방침이 알려진 지난 30일 산업부는 업계와 긴급 회의를 가진 데 이어 이날 오전 홍남기 부총리 주재로 관계부처장관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점검했다. 산업부는 이후 관련 회의를 갖고 이날 중에 대응방안 등을 밝힌다는 방침이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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