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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효자' 파라자일렌도 휘청
중국 생산확대·수요 감소 '이중고…국내 업체들 수익성 악화 불가피 '울상'
2019-06-16 15:11:29 2019-06-16 15:11:29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정유화학업계 '효자' 역할을 했던 파라자일렌(PX)이 휘청이고 있다. 중국발 공급이 쏟아지고 있는 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PX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생산설비를 계속 늘리고 있어 하반기에도 PX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16일 정유화학업계에 따르면 PX 가격은 지난 1분기 평균 톤당 1061달러였으나, 지난 5월 평균 856달러로 떨어졌다. 이달 들어선 842달러까지 추가 하락했다. PX 가격이 하락하면서 PX마진도 감소하고 있다. PX와 원재료 나프타 가격의 차이인 PX스프레드는 지난 2월 571달러로 고점을 기록한 후 지난달 말 311달러로 급락했다. 업계에서는 통상 PX 스프레드 손익분기점을 톤당 270달러 안팎으로 보고 있다.
 
PX는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분해해 만드는 석유화학제품으로 합성섬유나 페트병, 필름 등을 만들 때 쓰인다. 국내에서는 한화토탈(200만톤), 에쓰오일,(190만톤) SK인천석유화학(150만톤), GS칼텍스(135만톤), 현대코스모(118만톤), 울산아로마틱스(100만톤), SK종합화학(83만톤), 롯데케미칼(75만톤) 등이 PX를 생산한다.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지난해 하반기 강세를 보이던 PX 시황이 올들어 하락하는 이유는 중국발 공급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특히 중국의 대형 플랜트인 헝리 페트로케미칼은 지난 3월부터 225만톤의 PX 신규설비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국내 업계는 헝리의 PX 증설 규모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생산량과 비교해도 헝리의 생산규모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헝리는 중국 내 최대 폴리에스터 생산기업으로 수직계열화를 위해 2015년 말부터 대규모 정유화학 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며, 올해 총 450만톤 규모 PX 증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2018년 말 중국 전체 설비의 35%, 글로벌 전체의 8% 규모에 달한다.
 
헝리를 포함해 올해 중국의 PX 증설 계획은 약 910만톤이다. 미국 등 전세계 신규 PX 증설을 합치면 총 1386만톤에 달한다. 지난해 증설 물량이 263만톤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5배 수준 많다. 내년 중국에서만 또 500만톤의 PX 증설이 예정돼 있다. 때문에 중국 업체들이 계획대로 PX 공장을 본격 가동할 경우 PX 가격은 반등하기 어렵고, 스프레드는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PX 마진하락과 함께 중국의 PX 자급률 상승에 따른 국내 업체들의 수출전선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국내 PX 수출의 대중국 비중은 90%가 넘으며, 중국에 수출하는 석유화학제품 중 PX가 차지하는 비중도 약 40%로 가장 높다. 
 
업계 관계자는 "헝리 등 중국발 PX 공급이 계속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에 시황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늘어나는 공급 만큼 중국 안에서 PX 소비가 얼마나 뒷받침되는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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