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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게이션)’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장점을 뒤덮는 거대한 단점
2019-06-03 00:00:00 2019-06-03 00: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1950년대 일본에서 개봉한 고지라가 원작이다. 스토리적으론 2014년 할리우드에서 개봉한 고질라의 후속편이다. 할리우드에서 몇 편이 제작된 바 있다. 2014고질라는 일본 원작 고지라의 외형과 기본 골격에 밑바탕을 두고 있다. 거대 괴수가 등장한단 플롯은 이후 구조가 간단하다. 돌연변이 변종 괴물이 등장한다. 인간 세상을 초토화 시킨다. 이를 퇴치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그 과정에서의 드라마틱한 설정을 더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드라마가 존재하지만 단순한 드라마일 뿐 치밀한 스토리의 드라마는 어울리지 않는다. 거대 괴수가 주인공인 영화의 셀링 포인트는 사실 이야기가 아니다. 압도적인 비주얼과 그 압도적인 주인공이 파괴하는 과정의 대리만족이다.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전작과 차별점이라면 등장 괴수의 숫자이다. 원작에 등장하는 기도라’ ‘라돈’ ‘모스라등이 모두 출연한다. 물론 고질라는 당연히 인간의 편이고 인간의 수호자로 나온다.
 
 
 
2014년 샌프란시스코 초토화 사건으로 엠마(베라 파미가)와 마크(카일 챈들러)는 아들 앤드류를 잃었다. 아들을 잃은 슬픔은 두 사람을 남남으로 갈라 놓는다. 이후 엠마는 미지의 거대 생물을 연구하는 비밀 단체 모나크 소속이 된다. 마크는 슬픔에 빠져 세상과 연을 끊고 은둔한다. 샌프란시스코 사건 이후 모나크는 지구 상에 살고 있었던 거대 괴수들의 존재를 하나 둘 파악해 나간다. ‘타이탄으로 불리는 이들 괴수는 현재까지 모나크가 파악한 숫자만 무려 17개에 달한다. 미국을 주축으로 한 전 세계 청문회에서 모나크의 세리자와 박사(와타나베 켄)는 타이탄에 대한 경고를 분명히 한다. 그들의 존재에 대한 인류의 심각한 인지를 유지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청문회 당사자인 모나크 고위 간부와 미국의 고위 관료들은 타이탄 제거에 목적을 둔다. 공존을 주장하는 세리자와 박사와 멸종을 주장하는 반대파와의 의견 대립은 논쟁의 불씨와 함께 사건의 단초를 만들어 낸다.
 
 
 
이후부터 영화의 스토리는 예측을 조금 벗어난 방향으로 흘러간다. 전편에서 인류는 고질라와 무토의 대결이 만들어 낸 인류 최악의 재난을 경험한 바 있다. 이번에는 무토에 버금가는 괴수가 무려 17마리나 발견이 됐다. 물론 17마리 모두 동면 상태이지만 만약 모두가 깨어난 다면 인류의 전멸은 불을 보듯 뻔하다. 엠마는 괴수들인 타이탄이 소통하는 일종의 주파수를 발견하고 이를 조종할 수 있는 오르카란 기계를 만들어 소지하고 있다. 엠마는 극단적 환경주의자인 테러리스트 조나(찰스 댄스)와 함께 타이탄 모두를 소생시키려고 한다. 괴수들을 통해 인류의 절반 이상을 소멸시켜야 한단 신념에 사로 잡혀 있다. 인류 자체가 지구를 파괴하는 바이러스란 사념에 사로 잡혀 있다. ‘어벤져스시리즈에서 타노스가 전 우주 생명체의 절반을 소멸시키려 하는 신념과 맞닿아 있다. 마크와 세리자와 그리고 모나크의 또 다른 박사 그레이엄(샐리 호킨스)은 이를 막아야 한다. 엠마를 필두로 한 테러리스트들의 목적과 엠마의 전남편인 마크와 모나크 소속 박사 세리자와 그레이엄의 대결 여기에 또 다시 깨어난 고질라 그리고 깨어난 17마리의 타이탄은 지구를 무차별적으로 파괴하려는 신념을 두고 격돌하게 된다. 모두를 살리기 위해 파괴해야 하는 한 쪽과 모두를 살리기 위해 막아야 하는 또 다른 한쪽의 대결은 예측과 예상 밖의 상황 두 가지가 부딪치며 파괴적인 상황을 만들어 낸다.
 
 
 
괴수물의 스토리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단순하다. 파괴하는 쪽과 파괴를 막아야 하는 쪽의 대결이다. 단지 목적이 조금 특색있다. 양쪽 모두 살리기 위해 파괴를 해야 하고 또 막아야 한단 신념이다. 테터리스트이지만 극단적 환경주의자로 설정된 조나 그리고 그를 돕는 엠마는 전편 고질라에서 샌프란시스코 사태 이후 원시 상태로 돌아간 공간의 생태계를 두고 생명 창조론으로 접근한다. ‘어벤져스시리즈 속 타노스의 신념이자 기본적으로 히어로 영화 속 빌런들의 목적이다. 익히 봤음직한 플롯이다. 반면 고질라를 전면에 내세운 모나크 소속 연구원들은 타이탄들의 소생에 강력하게 반발한다. 인류의 생존 차원에서 그것은 당연하다. 물론 그들의 멸종을 주장하는 각국 수반들의 강력한 주장에도 반대한다. 모나크 연구원들의 목적은 지금 그대로의 공존이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고질라의 존재감은 명확해진다. 세리자와 박사의 극중 대사이다. “우리가 그들의 애완동물로서 존재해 왔던 것이다라고. 결과적으로 지구의 주인은 이미 예전부터 그들 타이탄이었다는.
 
 
 
2014년 개봉한 고질라1’ 2017년 개봉한 : 스컬아일랜드이후 개봉한 이번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이른바 몬스터시네마틱유니버스이 3부작이자 오프닝을 여는 스토리이다. 우선 고질라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부분적인 인격과 지적 체계를 갖춘 생명체로 다시 한 번 등장한다. 방사능 불길을 화염으로 쏟아내고 또 압도적인 전투력을 발휘하는 모습은 영화 역사상 가장 강력한 비주얼 그 자체이다. 이번 영화에선 원작 속 고질라의 숙적으로 등장한 기도라의 파괴적인 모습도 공개된다. 세 개의 머리를 가진 거대한 용의 모습이다. 고질라에게 심각한 타격을 줄 정도로 전투력이 막강하다. 여기에 불의 악마로 불리는 익룡 형태의 로단’, 거대한 나방의 모습을 한 모스라등 원작 속 캐릭터 다수가 등장한다.
 
 
 
괴수물의 간결한 스토리 라인 덕분에 아이러니하게도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의 흐름은 단 한 가지에만 집중한다. ‘파괴이다. 거대한 타이탄 생명체의 격돌이 만들어 내는 파괴의 향연은 그 어떤 장르 영화에서도 본 적 없는 카타르시스와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하지만 이 과정을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보고 있을 인내심도 분명히 필요하다. 이 파괴의 과정 속에 지략과 계략은 불필요하다. 그저 몸과 몸이 부딪치는 거대한 파열음만 존재한다. 관람의 체감으로 느껴지는 고통이 영화 후반부에 이르러선 실제 고통의 인내심으로 변환된다. 장점이 극명하지만 그 장점을 뒤덮고도 남을 거대한 단점이 너무도 크다. 그 단점의 크기가 고질라의 신체만큼 거대하다. ‘몬스터시네마틱유니버스의 세계관은 이제 오프닝에 불과하지만 기획과 전개 목적과 의도가 너무도 뻔하게 눈에 보인다. 파괴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
 
P.S 쿠키 영상은 1개이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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