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증권거래세 인하로 자본시장 세제개혁의 첫 발을 뗀 가운데 다음은 자본이득세 개선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를 비롯한 금융투자업계가 투자 손익에 따라 세금을 구분지을 수 있도록 손익통산·이월공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정부의 금융세제 개선방안 마련에 손익통산·이월공제가 자본이득세에 도입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자본이득세에 손익통산·이월공제가 도입함으로써 자본시장 활성화가 기여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앞서 지난 3월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는 증권거래세 인하와 함께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고, 국내주식이나 해외주식 투자에서 손실 발생할 경우 양도차익에 대한 연간 단위 손익통산을 허용키로 했다. 적용시기는 오는 2020년 1월1일 이후 양도분부터다. 또 중장기적으로 금융투자상품간 손익통산·이월공제, 장기투자 우대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자본이득세란 주식·채권 등의 자산을 매각할 때 발생하는 이득과 손실에 붙는 조세를 의미하며, 손익통산은 손실과 이익을 통합 계산해 세금을 매기는 것을 말한다. 이월공제는 주식·채권 등을 매도해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그에 대한 과세내용을 다음 연도로 넘기는 것이다.
이는 금융투자업계가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한 사항들이다. 현재 국내에는 자본이득세에 손익통산·이월공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해외펀드 A, B에 각각 투자해서 A펀드에선 이익을 보고, B펀드에서 손실을 볼 경우 이익만 갖고 세금을 부과한다. 해외펀드는 배당소득으로 과세돼 손실은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외펀드의 배당소득 이익이 2000만원 이상일 경우엔 금융소득 종합과세에도 해당된다. 이익이 5000만원 이상이라면 주민세로 15.4%가 원천징수되고 금융소득 종합과세까지 누적돼 최대 45%가 과세될 수 있다.
반면 자본이득세가 도입된 해외에서는, 투자 중인 금융상품을 망라해 순수하게 이익 난 부분에 대해서만 과세한다. 또 해외는 올해 이익→내년 손실, 올해 손실→내년 이익 등의 경우에 맞춰 손익통산·이월공제가 포함돼 있다. 국가에 따라 짧게는 3년, 길게는 영구적으로 금융상품 손실을 향후 발생하는 이익에서 상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다음 세제개혁에 손익통산·이월공제를 최우선 이슈로 보고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해외 사례나 업계의 의견 등을 모으고 있다”면서 “정부의 중장기 개선안 마련을 위해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세제당국은 보수적인 입장이라는 것이 변수다. 앞서 증권거래세 인하폭은 0.05%포인트에 그쳤다. 업계와 여당이 추진한 인하폭은 0.1%포인트였다.
이에 대해 세제당국에 정통한 관계자는 “0.05%포인트만 낮춰도 세수 1조5000억원이니까 0.1%포인트를 낮췄다면 3조원이 날아가는 셈”이라며 “그에 대한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거래세는 조세저항 없이 들어오는 세금인 반면, 양도소득세는 신고납부라서 조세저항이 크다”며 “이런 부분도 반영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수를 확보해야 하는 기재부 입장에선 손익통산·이월공제 도입이 고민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거래세 추가 인하도 연구용역 결과를 보겠다며 전제조건을 달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앞으로 증권거래세나 금융세제 등 중장기적인 개선방안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는 올해 연구용역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결정할 것”이라며 “결과는 내년 상반기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만약 거래세 인하 후 거래량 증가 등 자본시장 활성화 징후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후속대책들은 탄력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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