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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농성-셧다운…르노삼성 앞날 ‘안갯속’
지명파업 vs 공장가동 중단 …노사, 기본급 인상 두고 대립 지속
2019-05-28 06:00:00 2019-05-28 06: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마련한 잠정합의안 부결 후 양측이 '강대강'으로 맞서면서 르노삼성의 앞날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이날부터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노조 대의원 34명을 지정해 하루 동안 주간조와 야간조 근무에서 빠지는 지명파업에도 나섰다. 노조 관계자는 “집행부는 물론 상무집행실 인원 등도 천막투쟁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이날 파업은 지난 22일 노조가 조합원 총회를 열고 실시한 잠정합의안 투표에서 반대 51.8% 결과로 부결된 후 처음이다. 노조는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후 긴급 대의원회의를 개최했으며, 다음날 사측에 재협상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24일 전체 조합원에게 대의원 34명이 참여하는 지명파업을 통보했고 이날 천막농성과 지명파업에 돌입하면서 대화가 재개될 지는 미지수다. 
 
사측은 지난 24일에 이어 오는 31일에도 공장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단체협약에 명시된 프리미엄 휴가 제도를 활용해 일시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라면서 “이는 노조의 부분파업보다는 물량 감소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르노삼성 노사가 최근 잠정합의한 부결 이후 천막농성 등으로 갈등을 벌이고 있다. 부산공장 모습. 사진/뉴시스
 
이어 “노조가 잠정합의안 부결을 기다렸다는 듯이 대화를 제안하면서 한편으로는 파업과 농성에 나서고 있는데 이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노조가 수정된 협상안을 제시하면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향후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노사는 이날 실무자 회의를 거쳐 향후 교섭 일정을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노사가 지난해 6월 상견례 이후 11개월 동안 합의점을 찾지 못한 데다 가까스로 마련한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서 조만간 타결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본급 인상을 두고 노사가 첨예한 대립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노사는 기본급을 유지하는 대신 보상금 100만원을 지급하고 성과급 총 976만원에 생산격려금(PI) 50%를 더해 지급하는 내용 등에 합의했다. 하지만 부산공장 기업노조 소속 조합원들은 잠정합의안에 52.2% 찬성했지만 영업지부 소속 조합원들은 65.6%가 반대하면서 결국 부결됐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지부 조합원들은 기본급 동결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에 강성 노조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오히려 회사가 어려워진다는 분위기도 투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조 입장에서는 수정안에 기본급 인상을 포함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사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협상 타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르노삼성의 불투명한 상황이 지속되자 지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부산상공회의소는 “노조의 찬반 결과에 대한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노사가 생존의 경계에 서 있는 협력업체들을 위해서라도 빠른 시간 안에 합의를 이루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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