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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TDF)①TDF 대중화 시대…퇴직연금 수익률 높여라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등 개편되면 투자수요 확대 기대
2019-05-22 06:00:00 2019-05-22 06: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2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이 쥐꼬리 수익률 오명을 벗겠다는 각오다. 금융회사와 가입자들의 무관심으로 방치된 퇴직연금 시장에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하는 한편,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자동투자제도)이 이르면 내년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 조용히 기대감을 드러내는 금융상품이 있다. 은퇴시점에 맞춰 자산을 자동 관리해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이다. 
 
 
 
삼성 주도…자산운용사, 3년새 9곳 상품 출시
 
TDF는 투자자의 은퇴시점을 '타깃 데이트'로 정하고, 사전에 정한 생애주기에 맞춰 자동으로 자산배분을 하는 프로그램(Glide Path)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펀드다. 주로 청년기(20~30대)에는 주식이나 신흥국 등 위험자산 비중을 높여 자산을 증식하고, 중장년기(40~50대)에는 채권이나 선진국 등 안전자산 비중을 높여 안정적으로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한다. 
 
2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 삼성, 한국투자, KB, 한화, 신한BNP파리바, 키움, 하나UBS 등 8개 자산운용사가 TDF를 출시했고, 교보악사자산운용도 추가로 시장 진출을 앞뒀다. 이 영향으로 2016년 700억원대이던 TDF 운용자산은 1조6000억원대로 확대됐다.
 
TDF는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미국 캐피탈그룹과 손잡고 2016년 '한국형 TDF 시리즈'를 처음 선보이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국내에서는 변화가 불가피한 국내 퇴직연금 제도를 겨냥해 출시됐다. 특히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자동 분산투자가 활발해지면, TDF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전용우 삼성자산운용 팀장은 "개인투자자들은 자산배분이 번거롭고 어려워 최근 TDF 등 하나의 상품에서 자동으로 글로벌 자산배분을 해주는 펀드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특별위원회가 퇴직연금 DC형에 '디폴트옵션' 도입을 추진한다고 공식 밝혔다. 자동투자제도인 디폴트옵션에 적격투자상품으로 TDF가 선정될 경우 가입자가 더욱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미국은 2006년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며 TDF가 크게 성장한 바 있다. 
 
큰틀에서는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투자전략을 바꾼다는 콘셉트는 같지만, 각 운용사별 전략에도 차이가 있다.  
 
삼성, 한국투자,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은 액티브펀드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반면, 키움과 KB자산운용은 인덱스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펀드에 주로 투자해 총보수를 낮추는 데 주력한다. 한화자산운용은 이를 섞은 밸런스 전략을 쓰고 있다.
 
최순주 한화투자증권 연금컨설팅 팀장은 "국내 TDF는 대부분 해외운용사와 위탁 또는 자문계약을 맺고 있는만큼 오랫동안 운용 중인 해외운용사의 성과, 규모를 참고할 수 있다"며 "TDF는 대표적인 글로벌 자산배분펀드인 만큼 환헤지 전략을 어떻게 수행하는가를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미래에셋, 운용규모 1위…신한·한화, 1년 수익률 상위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 이후 2년이 넘은 TDF 중에서 수익률(2년)이 가장 높은 상품은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5'(12.4%)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전략배분TDF는 2035, 2040, 2045 등에서 골고루 2년 수익률 10%대를 기록 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운용규모가 각각 3조원이 넘는 연금펀드 1위 운용사다. 외국운용사에 위탁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운용하는 방식을 택한 것도 특징적이다. TDF 시장의 판을 키운 건 삼성(2016년)이지만, 미래에셋은 2011년 '미래에셋평생연금만들기2040'으로 처음 TDF를 선보였고, 시장이 커지자 2017년 상품을 리뉴얼하며 경쟁에 본격 가세했다.
 
이어 '삼성한국형TDF2045' 수익률은 9.1%, '삼성한국형TDF2035' 8.5%, '한국투자TDF알아서2045'가 7.8%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대부분 1년 이상 운용됐다. 최근 1년 수익을 기준으로 보면 '신한BNPP마음편한TDF2035' 수익률이 6.1%로 가장 높았다. 신한BNP파리바 TDF는 유형별로 5~6%대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그 다음이 '한화LifePlusTDF2020' 5.2%, '삼성한국형TDF2020' 2.7%, 'KB온국민TDF2020' 2.1% 등의 순이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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