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낙동강변 2인조 살인 사건' 경찰 고문 외면"
과거사위 "객관의무 저버리고 제대로 검증 안 해"
입력 : 2019-04-17 10:00:00 수정 : 2019-04-17 10:18:08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이른바 '낙동강변 2인조 살인사건' 관련해 경찰의 물고문 등 가혹행위가 있었음에도 검찰이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과거사위는 17일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으로부터 낙동강변 사건 최종 조사 결과를 지난 8일 보고받고 "최인철·장동익씨의 고문 피해 주장은 일관되고 객관적으로 확인된 내용과도 부합해 신빙성이 있으며, 최씨의 고문 피해 중 고문으로 인한 치아 파절, 팔 부위 통증에 대한 주장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해 위 주장을 배척한 판결 이유에 과학적 오류가 존재한다는 점이 밝혀진 이상 부산 사하경찰서 수사팀에 의한 고문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심의했다.
 
이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최씨와 장씨가 경찰의 고문 등 가혹행위로 어쩔 수 없이 자백했다고 진술했으나, 당시 수사검사는 그러한 진술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송치된 기록 자체를 면밀히 검토했더라도 발견할 수 있었던 각종 모순점 또한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기소하는 과오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또 "최씨가 자백한 또 다른 사건인 피해자 한모씨에 대한 특수강도 사건은 한씨의 진술 자체에 상당한 모순점이 존재하고 특히 재판 이후 새로이 밝혀진 바에 의하면 한씨에 대한 범행에 사용된 르망 차량은 그 차량 번호에 해당하는 르망 차량이 존재하지 않는 점, 차량 트렁크에 비상탈출 장치가 없었던 점이 확인됐다"며 "객관적인 증거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수사 당시에 수사검사가 한씨가 운행한 차량 번호만을 객관적으로 확인했더라도 한씨 진술이 객관적 사실과 배치된다는 점을 손쉽게 알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수사 자체가 매우 부실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씨와 장씨가 고문에 의해 허위 자백을 한 것이 아니라고 가정하더라도 동인들의 자백진술과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들 사이에는 여러 모순점들이 존재함에도 검찰 수사과정에서조차 그러한 모순점들이 제대로 확인되지 아니한 채 만연히 자백진술에 기대어 수사가 진행됐다"며 "특히 수사검사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회신받은 감정서의 내용조차 그 의미를 왜곡한 것은 검사의 객관의무를 저버린 것일 뿐만 아니라 피의자의 처벌에만 급급해 실체진실 발견이라는 형사소송법의 근본원칙을 외면한 행동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봤다.
 
과거사위는 피의자가 자백을 번복하는 경우 검사가 자백을 검증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고 살인 및 강간과 같은 강력사건의 경우 수사과정에서 확보한 증거물 중 유죄입증에 관련되어 있는 중요증거물에 대해 기록 보존 혹은 공소시효 만료시까지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장애인 등 법률적 조력이 필요한 피조사자들에 대한 조사시 조사 및 조서 열람 과정에서 필요적으로 신뢰관계인을 동석시켜 조서의 진정성을 높이고, 실질적인 조서 열람권을 보장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 수사기관의 기록관리와 관련해 형사소송법 제198조 제3항에 따라 작성한 수사기록목록의 진실성 등을 확보할 수 있는 절차와 이를 위반한 검사, 수사관 등에 대한 징계 절차를 마련하라고도 권고했다.
 
1990년 1월 부산 엄궁동 낙동강변 도로상에서 불상의 범인들에 의해 피해자 박모씨가 살해당하고 최모씨가 상해를 입은 사건이 발생했으나 부산 북부경찰서는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미제사건으로 편철됐다. 
 
1년 10개월 뒤 부산 사하경찰서는 경찰 사칭과 금품 갈취 혐의로 최씨와 장씨를 체포했고 최씨로부터 낙동강변 살인사건에 대한 자백을 받고 부산지검으로 송치했다. 부산지검은 최씨와 장씨가 경찰 수사 과정에서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별도 확인 없이 경찰에서 조사된 내용을 보완해 기소했고, 둘은 각각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21년 이상을 복역한 뒤 모범수로 출소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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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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