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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시세 회복에 '김치프리미엄' 고개드나
BTC, 600만원 돌파…국내거래소, 1% 내외 프리미엄 기록
"바닥 남았다" vs "강세장 돌입"…시장, '불마켓' 전환 놓고 이견 갈려
2019-04-09 15:51:39 2019-04-09 15:51:41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암호화폐 시장의 대장주로 꼽히는 비트코인(BTC)이 반년 만에 600만원대를 돌파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면서 '김치프리미엄(해외보다 한국 거래소 시세가 더 높은 현상)'도 재등장하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 열풍이 불었던 작년 초와 같은 기세는 아니지만, 주요 거래소별로 1% 내외의 프리미엄을 띄면서 거래량을 늘리는 모습이다. 다만 불마켓(Bull Market·강세장) 전환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9일 오전 7시50분 기준 암호화폐 거래소 시세 현황. 사진/픽사베이
 
9일 블록체인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50분 기준 빗썸·업비트·코인원·코빗 등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한 개 가격은 607만~608만원(5323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전날보다 2.7~2.9%가량 오른 수치다.
 
같은 시각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한 개 가격은 5290.18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거래소별로 차이가 있지만 한국 거래소의 비트코인 가격이 평균적으로 30달러 정도 더 높은 것이다. 프리미엄은 1.31~1.47%까지 붙었다. 지난해 2월부터 암호화폐 시세가 하락하면서 국내 가격이 해외 시세보다 싸지는 '역(逆)김치프리미엄' 현상까지 나타났던 점을 감안하면 시장전반에 다시 활기가 도는 셈이다.
 
실제 비트코인은 지난 2일 500만원대를 돌파한 이후 불과 6일 만인 지난 8일 600만원대를 넘어섰으며, 이날 현재까지 600만원 선에서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600만원 대에 들어선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약 6개월만이다. 시가총액(Market Cap·코인마켓캡 기준) 또한 지난 2일 859억8600만달러에서 8일 932억8636만달러로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암호화폐 시세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블록체인 혹한기를 거쳐 불마켓(Bull Market)으로 전환하는 시점이라는 진단과 아직 바닥이 남았다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이달 비트코인 급등 이유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으면서 지난 1일 불거진 만우절 가짜 뉴스(미국 SEC의 비트코인ETF 승인 관련 소식)와 중국 투자자들의 수요 확대, 반감기로 인한 상승이라는 여러 가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8일 누냐 비즈니즈(Nunya Bizniz)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역사의 반복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이 3800달러까지 회귀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반면 장펑자오(Changpeng Zhao) 바이낸스 최고경영자는 지난 4일 한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암호화폐 시장 전망에 대해 "장기적 강세론자로, 궁극적으로는 우상향할 것이라 믿는다"면서 "다만 특정 코인이 어디로 갈 것이라고는 예측하기 어렵고, 지금은 새로운 산업의 태동기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비트코인 급등 이유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바닥이라고 생각해 시장 진입이 늘어난다면 불마켓(강세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베어마켓(bear market·약세장)이 끝났다는 평가도 있다. 보안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존 맥아피(John McAfee)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미 시장은 바닥을 확인했다"며 "비트코인은 상승 추세로 전환됐다"고 주장했다. 펀드스트랫 글로벌(Fundstrat Global)의 창업자 톰 리(Tom Lee)는 "비트코인이 불마켓에 있다"며 "비트코인 가치는 1만4000달러로, 자산이 매우 저평가돼있지만 2019년에는 상당한 개선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시장에서는 대다수 암호화폐 거래소의 실명계좌 발급이 막힌 데다 정부의 규제로 인해 김치 프리미엄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암호화폐 거래소 한 관계자는 "한창 투자 열풍이 불던 2017년에는 김치 프리미엄이 50%까지 뛰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정부에서 암호화폐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관망세가 많아 김치 프리미엄이 오르는 데도 일정 부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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