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8일 오전 조양호 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한진그룹 계열사 안팎은 하루종일 술렁거렸다.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는 고인에 대한 조의를 표하는 조기가 걸렸다. 대한항공 임직원들은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차분하게 업무를 수행했다. 본사 맞은 편과 서소문 사옥에는 방송과 카메라 등 취재진들이 몰려 상황을 파악하느라 분주했지만, 직원들의 동요는 없었다.
임직원들은 조 회장의 갑작스런 부고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한 큰 별이 졌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남부 뉴포트비치 별장에서 칩거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건강 상태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한 8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 조기가 걸려있다. 사진/뉴시스
대한항공 홍보팀 역시 이날 오전 부고를 띄운 직후 정확한 병명과 사인을 확인해주지 않아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대한항공의 한 임원은 "조양호 회장은 평소 폐 질환이 있어 치료중인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병세가 이 정도로 심각한 줄은 몰랐다"며 "직원들이 모두 슬퍼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한항공은 언론 보도가 이뤄진 직후 사내 인트라넷에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조 회장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조 회장의 투병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황망하다는 직원들의 반응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측은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의 여파가 조 회장의 병세를 급격히 악화시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 회장은 평소 폐 질환이 있어 미국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지난달 말 주총에서 사내이사직을 박탈당한 뒤 충격과 스트레스 등으로 건강 상태가 나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오너 일가 퇴진을 요구해온 직원들도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한항공의 한 직원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지만 조 회장은 한국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한 선구자였던 것은 분명하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는 성명을 통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유가족 여러분에게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도 애도의 글이 속속 올라왔다. 블라인드는 조 회장의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항공기 회항을 지시한 '땅콩회항'과 차녀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이 폭로된 곳으로 한진그룹 총수 일가와 악연이 깊다. 대한항공과 한진 계열사 직원들은 침통한 그룹 분위기를 의식한 듯 댓글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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