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곤 명예회장 별세)박정원 회장의 ‘원 두산’ 시대 본격화
2019-03-04 19:00:00 2019-03-05 07:51:27
[뉴스토마토 채명석·안창현 기자] 박용곤 명예회장의 별세로 오너 4세 가운데 장남인 박정원 그룹 회장의 ‘원 두산’ 시대가 본격화 된다.
 
밀양 박 씨 부마공파(駙馬公派)가의 항렬은 승(承, 받들 승) - 병(秉, 잡을 병) - 용(容, 얼굴 용) 밑에 원(遠, 멀 원)자의 순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연강 박두병 두산그룹 회장은 1962년 장손 박 회장이 태어나자 ‘遠’자는 글자가 어려워 아이들이 쓰기 힘들다며 원(原, 근원 원)자로 고쳤다. 이후 박 회장의 형제·사촌동생들도 ‘原’자 돌림을 썼다.
 
한자를 쓰기 어렵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름의 풀이와 운세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당시 세대의 풍습으로 미뤄볼 때 향후 손주들의 이름에 ‘멀다’는 뜻의 ‘遠’자가 들어가는 것보다는 ‘근원’이라는 뜻의 ‘原’이 더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두산그룹의 명맥이 이어진다면, 그룹과 계열사를 이끌어갈 손주들이 그 때 즈음 두산이 출현한 근원을 생각하며 미래를 그려보라는 연강의 바람이 담겼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해 11월2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건설기계전시회 ‘바우마 차이나’ 현장을 찾아 두산인프라코어의 최신 건설장비가 전시된 야외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두산그룹
 
2016년 총수에 등극한 박 회장은 지난 3년간 두산그룹을 성공리에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형제들도 박 회장을 중심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수행하며 ‘원 두산’ 체제를 공고히하고 있다. 이에 맞춰 ‘용 두산’ 시대를 주도했던 박용성 전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퇴진했고, 박용현 전 회장은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집중하고 있으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직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스스로 고문 역할로 한정하고 조카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해 되도록 두산 본사 집무실 출근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 명예회장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오너 일가의 경영 전략 결정 체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박 회장을 중심으로 원자 돌림 4세들이 회의를 주도하고, 용자 돌림 작은 아버지들은 뒷자리에서 보좌하거나 아예 자리에 참석하지 않을 수도 있다. 뛰어난 경영수완을 갖춘 전문경영인들이 4세 오너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는 것도 두산그룹의 또 다른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박 회장이 주도적으로 모든 것을 진행해 나가는 두산이 어떠한 혁신을 이뤄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년 전 취임사에서 “120년 역사의 배경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청년두산’ 정신이 있다. 이 ‘청년두산’ 정신으로 ‘또 다른 100년의 성장’을 만들어 가자”고 강조한 만큼, 박 회장의 색깔을 입힌 새로운 공격경영이 조만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채명석·안창현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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