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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규제·점포통폐합에 유휴 부동산 매각하는 시중은행
국민·KEB하나은행 등 영업점 등 매물로 내놔…강남 노른자땅도 포함
2019-02-18 20:00:00 2019-02-18 20: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시중은행이 유휴(遊休) 부동산을 잇달아 매각하고 나섰다. 최근 몇 년 간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금융서비스 확대 영향으로 영업점 통폐합이 가속화된 데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침체 우려도 커진 데 따른 대응이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KEB하나·우리·수협은행 등 국내 주요은행들은 은행 영업점으로 사용하던 건물과 토지 등 유휴부동산 매각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점포 통폐합으로 인해 사용하지 않는 건물이 늘어난 데다 부동산 가격 하락 우려까지 커지면서 자산 효율화 차원에서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 매각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KEB하나은행이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들어 35곳의 부동산을 매물로 내놨다. 매각 규모는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전자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Onbid)에 공고된 최저입찰가격 기준으로 약 1819억850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서울 강남구청역사거리지점과 강남구청역지점 통폐합으로 유휴 부동산이 된 건물도 포함됐다. 강남의 이른바 노른자 땅도 매각 대상에 오른 것이다. 해당 건물의 매각 가격은 164억9500만원이다. 이와 함께 서초구 우면한라아파트 제상가동 소유권과 역삼동 분양건물, 중곡동 신탁부동산까지 수도권에 위치한 매물도 10여개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은 현재 창원내동지점과 통영지점, 서대전지점 등 5개 지점을 매각할 계획이다. 최저입찰가격은 총 144억6500만원 수준으로, 국민은행은 오는 26일까지 입찰 접수를 받아 27일 개찰할 예정이다. 이밖에 수협은행은 오피스텔 등 총 19건의 신탁부동산을 공매하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충남 소재의 EPS 생산설비라인 등을 매각 공고하고 있다.
 
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영업점 통폐합과 부동산 규제 강화에 따른 대응으로 분석된다.
 
불필요한 지점 등 유휴 부동산을 정리하면 순이익 증가 등 자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9월 현재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영업점 수는 5472곳으로 1년 전(5507곳)에 견줘 0.63% 줄었다. 영업점포수는 최근 5년 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지난 2014년 3분기 5920곳이던 은행 점포는 2015년9월 5850곳, 2016년9월 5674곳으로 매년 1~3%수준의 하락세를 보였다.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도 영향을 줬다. 지난해 도입된 9·13대책과 가계대출을 대상으로 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이 시행되면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은 탓이다. 이로 인해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2000억원 감소하기도 했다. 월별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5년1월 이후 4년만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수익성이 없는 유휴 부동산을 굳이 가지고 있을 필요성이 없다"며 "(부동산 매각시) 고정비 등이 감소되기 때문에 비용 효율화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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