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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악재' 만난 바이오주, 믿을건 R&D성과
"불확실성 제거로 평가해야…신약 성과 기대감 높다"
2019-01-24 00:00:00 2019-01-24 00: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지지부진한 제약바이오 주가가 한미약품(128940) 기술계약 해지라는 악재를 만났다. 늘어난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인해 지난해 실적도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증권가는 향후 R&D 성과에 따른 모멘텀을 기대하는 눈치다.
 
제37회 JP모건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석한 한미약품 권세창 사장이 한미약품 비전과 2019년도 R&D 전략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23일 한미약품은  2015년 다국적제약사 '일라이 릴리'에 기술수출한 BTK억제제(LY3337641·HM71224)의 권리를 돌려받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릴리는 지난해 2월 류마티스관절염 적응증에 대한 임상 중단을 결정했지만 다른 적응증 개발 가능성을 열어두고 최종 기술반환 결정을 보류해왔다.
 
한미약품 측은 "릴리가 모든 임상자료 및 BTK억제제 시장을 포괄적으로 재검토한 결과 약물 권리를 한미약품에 반환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수령한 계약금 5300만달러는 반환하지 않아도 되지만 무효화된 전체 계약 규모는 7억6500만달러에 이른다.
 
이는 이미 지난해에 알려진 임상 중단에 따른 기술 반환 절차였지만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한미약품은 이날 1만3000원(2.91%) 떨어진 43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제약·바이오주는 연초부터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금융감독원 감리와 실적 악화로 코스피의약품지수는 연간 6.0% 하락했다. 코스닥 제약지수도 10.1% 떨어졌다. 1월에 열린 JP모건헬스케어 컨퍼런스도 주가 상승에 별다른 모멘텀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오업계 선도기업이라 할 수 있는 한미약품의 기술계약 해지 소식으로 전체 바이오업종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 바이오업체 관계자는 "한미약품이나 셀트리온 같은 대장주의 이슈에 따라 전체 바이오기업 주가의 방향이 결정되곤 하는데, 악재가 될까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릴리의 한미약품 기술계약 해지는 이미 알려진 소식으로, 악재라기보다는 불확실성 제거 차원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기술반환은 지난해 2월 중순 공시된 내용의 최종 결정사항으로 새로운 악재는 아니다"며 "이번 공시는 불확실성 제거 차원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4분기 실적 역시 R&D 비용 증가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증권가에서는 올해 바이오 의약품의 R&D 성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약 파이프라인이 많아져 임상 진입과 완료성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주목되는 이슈는 △대웅제약의 나보타 FDA승인 △한미약품 로론티스 FDA 신청 △유한양행 계약금·마일스톤 유입 △녹십자 IVIG FDA 허가 재신청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시판 승인 예정 등이 있다. 주요 임상 진행 사항으로는 △바이로메드 VM202미국 임상 3상 결과 △신라젠 펙사백 임상3상 중간결과 △메지온의 유데나필(폰탄수술 치료제) 임상 3상 결과 등의 발표가 예정돼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연구원은 "JP모건 컨퍼런스 이후 모멘텀이 없다는 말이 많지만 제품 승인과 임상결과를 발표하는 학회 등 주가 상승 모멘텀은 있다"면서 "센티멘탈은 매우 양호해 R&D 결과에 따라 향후 상승세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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