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책임)국민투표를 운운하는 친원전세력에게
입력 : 2019-01-14 08:00:00 수정 : 2019-01-14 08:00:00
기후변화협약을 채택한 지 올해로 27년째지만 2018년의 탄소배출량은 오히려 7년만에 최고인 370억톤을 기록했다. 이로 인한 피해는 중국과 필리핀, 미국 남동부를 휩쓴 엄청난 열대성 저기압과 서울시 면적의 5배를 잿더미로 만든 캘리포니아 산불로 증명됐다. 펜실베니아주립대 대기과학과 마이클 만(Michael Mann) 교수는 이들을 ‘극단적 기후들의 완벽한 예’라고 표현한다. 기후변화로 빙붕이 녹아 해수 압력이 증가하면 지각이 영향을 받아 지진이 발행한다는 미국지질조사국(USGS)의 예전 실험도 있고, 북극해 얼음 95%가 녹았다는 미국국립행양대기청(NOAA) 최근 보고가 있어 더욱 심란하다.
 
이런 와중에 친원전세력은 탄소배출 없는 원전이야 말로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한다며 탈원전을 힐난한다. 원전 24기를 가동 중임에도 5기를 더 건설 중인 대한민국은 2083년에야 탈원전이 완성됨에도 장 모든 원전이 멈춘 듯 과장해 가짜뉴스를 생산하면서 세계는 원전확대 중이라는 허언을 서슴지 않는다. 
 
과연 그럴까.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현재 31개국에 원전 454기가 가동 중이며, 영구정지 및 해체 중 169기, 해체완료 21기, 건설 중은 54기다. ‘세계 원전산업 동향 보고서(World Nuclear Industry Status Report 2018)’를 보아도 전체 전력 중 원전 비중은 1996년 17.5% 정점 이후 현재 10.3%로 줄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에 152기, 2040년까지 90기, 2050년까지 64기가 수명을 다하고 2063년에 전세계는 원전 제로에 도달한다. 
 
한수원이 국회에 제출한 ‘세계 원전운영현황 및 세계 원전해체시장 규모’에도 2029년까지 259기를 해체 착수하며 2049년까지 190기를 더 해체한다. 현재 있는 전 세계 원전보다 많은 원전이 사라지는 것이다. 원전이 사라지는 이유는 재생에너지 전력단가가 원전보다 낮아짐에 따라 원전의 경제성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세계는 분명 탈원전 추세다.
 
물론 탈원전과 배치되는 국가도 있다. 2011에서 2018년까지 새로 가동된 48기 중 60%인 29기가 중국 소유다.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인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기에 많은 전력이 필요하지만 탄소배출도 줄여야 하기에 석탄화력발전을 원전으로 대체하고 있다. 향후 인도도 비슷한 길을 걸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원전을 짓고 있어 친원전세력이 부러워할 중국은 현재 42기를 가동 중인데 원전 전력 비중은 전체 전력의 4%다. 2030년까지 100기 이상 늘리지만 비중은 전체의 5.7%에 머물도록 계획했다. 참고로 원전 최대 보유국 미국도 99기를 가동해 전체 전력의 8.4%를 생산하는데 그나마 2035년 전에 절반이 영구정지 된다. 러시아도 37기 원전으로 3%를 생산할 뿐이며 2030년에도 3.3%에 머물도록 계획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어떤가. 24기로 전체 전력의 26%를 생산하며 2030년에도 23.9%를 생산하게 계획했다. 이렇게 원전 비중이 높은데도 원전을 더 필요한가.
 
친원전세력은 대한민국이 롤모델 삼은 대만이 국민투표로 탈원전을 폐기했으니 우리도 그리하자고 선동한다. 그러나 대만이 투표로 찬반을 물은 것은 ‘전기안전법 95조 1항(가동 중인 모든 원전을 2025년까지 정지한다)’이지 ‘원전 새로 건설’이 아니다. 대만은 이미 2기를 영구정지 했다. 나머지 4기는 2025년에 수명을 다하는데 수명연장은 5~10년 전에 신청서를 내고 심사기간 4~5년을 더 기다려야 하기에 사실상 2025년에 탈원전은 완성된다.
 
친원전세력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지진까지 유발하는 기후변화시대에 원전 안전을 맹신한다는 것이며 대만을 거론하는 것도 지진 정도는 문제 없다는 억지를 펴려 함이다. 방사능 반감기가 30만년인 사용후핵연료 처리방법은 논외로 하더라도, 원전이 그토록 안전하다면 저 멀리 바닷가에 밀집시켜서 송전 중 상당한 전력손실과 주민과의 대립을 감수하면서 엄청난 송전탑을 세울게 아니라 인구 절반이 살고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 서울과 경기에 지어야 합당하다. 서울과 경기북부의 기반은 단단한 화강암이고 양산·울산단층보다도 안전하며 쓰나미 걱정도 없고 용수 조달도 용이하니 가장 경제적이고 안전한 적지가 아니겠는가. 친원전세력은 탈원전을 폐기하라는 소극적 요구가 아니라 서울과 경기에 원전을 짓자고, 이를 국민투표로 결정하자고 주장해야 옳지 않은가. 에너지원이 무한하고 안전한 재생에너지 기술발전은 나날이 눈부시고 전력 단가는 계속 낮아진다. 
 
원전을 많이 건설한 중국도 원전보다 재생에너지 투자가 훨씬 많다. 2000~2017년 중국의 발전설비용량은 풍력 164GW, 태양광 131GW, 원전은 2016년보다 줄은 35GW다. World Energy Market Insight에 따르면 중국의 2030년 풍력, 태양광, 원전 발전설비용량은 각각 450GW, 350GW, 136GW로 예측된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연례보고서는 2017년 전 세계 재생에너지 인력은 약 1035만명이며 그 중 중국이 430만명이라 밝혔다. 산업부도 2022년까지 대한민국에서만 14만4000개 일자리가 재생에너지분야에서 창출된다고 한다. '세계 에너지 투자(World Energy Investment 2018)’에 따르더라도 2017년 전세계 에너지시장 규모는 재생에너지 298조원, 석탄과 가스 132조원이고 원전은 17조원에 불과했다. 친원전세력이 자신들의 이익공동체를 위한 억지를 접고 사실에 기초하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이 순간에도 가동되는 그들의 ‘프로쿠르테스 침대’와 가짜뉴스가 측은하기만 하다.
 
송상훈 (사)푸른아시아 지속가능발전정책실 상근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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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하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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