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중국이 1월1일부터 선박유에 대한 황산화물 배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국내 정유업계에 훈풍이 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은 오는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배출 기준 강화에 앞서 선제 대응 차원에서 자국 배출규제 해역 내 모든 선박 연료유의 황함량 기준을 0.5% 이하로 낮추도록 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경유 수요 증가와 스프레드(제품과 원료가격의 차이) 확대가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일부터 배출통제구역(ECA)을 자국 전 연안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배출통제 구역을 지나는 선박은 황산화물(SOx) 배출량이 0.5% 이하인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한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광둥성 9개 주요 도시와 홍콩·마카오를 아우르는 이른바 주강삼각주를 비롯해 장강삼각주, 보하이만(베이징·톈진·허베이) 해역을 배출통제구역으로 지정했다.
중국이 선박유 황산화물 규제에 고삐를 죄고 나선 것은 국제해사기구의 황산화물 배출 기준 강화에 앞선 선제대응의 성격이 짙다. IMO는 오는 2020년 1월1일부터 선박유의 황함량 기준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낮추도록 했다. 배출통제구역 내 기준과 동일하다.
세계 3위 컨테이너 선사인 프랑스 CMACGM 소속 '생텍쥐베리호'(2만656TEU급)가 지난해 2월 부산항 신항 BNCT 터미널에 입항해 있다. 사진/뉴시스
중국이 선박유에 대한 환경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해운과 정유업계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해운업계는 당장 올해부터 연료비 상승에 직면하게 됐다. 선사들은 기존 벙커C 대신 선박용 경유인 MGO를 쓰거나 벙커C유에 경유를 섞은 혼합유 등으로 대체해야 한다. 문제는 저유황유 가격이 벙커C유보다 50% 이상 비싸 연료비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다. 이에 해운사들은 저유황유 사용에 따른 할증료를 도입하고, 화주들과 공동 부담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부과 금액은 6m 길이 컨테이너 1개당 20달러 안팎이다. 선사들은 할증료 부과를 통해 연료비 인상분을 상쇄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컨테이너선 공급이 수요를 웃돌고 있어 얼마나 관철될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정유업계는 예상보다 빨리 선박용 경유 시장의 개화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업계에서는 IMO의 선박환경 규제에 따른 수요가 올 하반기부터 꿈틀 거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중국의 배출 규제 강화로 선박용 경유 판매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전유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부터 전 세계 해역에서 시행되는 IMO 규제를 앞두고 중국에서 선제적으로 실행에 나서는 움직임들이 포착되고 있다"며 "이에 따른 경유 수요 증가와 스프레드 확대가 올해부터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유업계는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찌꺼기인 잔사유를 고도화설비에 투입해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을 생산하거나 기존 정제 설비의 제품 생산수율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경유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에쓰오일은 4조8000억원을 투자한 잔사유 고도화 설비(RUC)를 지난해 완공하고, 올해부터 저유황유 생산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10월부터 고도화설비에서 저유황 선박유를 조기에 생산해 해운사에 공급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7월부터 하루 3만8000배럴 규모의 감압 잔사유 탈황 설비(VRDS)를 완공하고 양산에 들어간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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