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4조2교대 전환 '기대반 우려반'
2019-01-06 06:00:00 2019-01-06 06:00:00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국내 정유·화합 업체 중 최초로 4조 2교대 근무를 시범 도입하기로 한 에쓰오일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다. 에쓰오일의 실험이 성공한다면 타사로 확산돼 업종 전반의 근로환경을 바꾸는 초석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지만, 아직까지는 교대제 변경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공장직원들이 쉴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과 동시에 현장 적응 시간도 그 만큼 길어져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에쓰오일 노사는 지난 달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통해 올 상반기 중 현재 4조3교대인 근무 형태를 4조2교대로 전환해 6개월 동안 시범적으로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반년간 시범 실시 후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의 이 같은 실험을 두고 정유와 화학업계에서 부정적 기류가 감지된다. 업계 한 최고경영자(CEO)는 "교대제 변경을 단순히 하루 근무시간이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4시간 더 늘어나는 것으로 봐선 안 된다"며 "근무 복귀 시간이 길어지면, 현장 적응 시간이 그 만큼 더 소요되기 때문에 안전사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입주한 기업의 직원이 현장 안전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석유화학업계
 
전직 정유업체 최고경영자(CEO)도 "정유나 화학공장은 현장 직원들이 숙련되는데 수년 이상 걸린다"면서 "하루 근무 시간이 늘게 되면 업무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고, 특히 야간에 이런 일이 벌어지면 자칫 폭발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업종 특성을 감안해 안전에 위협이 되는지 여부를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를 비롯해 해외 대부분의 정유·석유화학 공장이 4조3교대제를 운영하고 있다. 유럽 일부 국가에선 노동시간 단축의 영향을 받아 기존 5조3교대에서 5조2교대로 바꾸기도 했다. 하지만 5조2교대를 했던 공장도 안전 문제에 부담을 느껴 5조3교대와 혼용하는 등 아직까지는 하루 8시간 근무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국내 정유·석유화학 기업들도 기존 근무체계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업계는 에쓰오일의 실험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현 체제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유 업계 한 관계자는 "현업부서 직원들이 일하고 쉬는 패턴이 달라지기 때문에 적응하기 만만치 않다고 보고, 기존 근무 체계 유지를 원하고 있다"며 "현장 일선에선 하루 근무시간 증가에 따른 체력저하를 이유로 호응이 높지 않다"고 전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의 테스트를 관련 업계가 모두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제도마다 장단점이 있는 만큼 향후 결과를 본 뒤 각사가 방향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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