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대변동 겪은 가구업계, 신년 준비에 박차
까사미아·한화L&C 인수로 시장선점 나선 대기업…한샘·이케아도 공격적 대응 예고
2018-12-27 15:23:03 2018-12-27 15:23:03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올해 가구·인테리어 업계에서는 대기업의 시장 신규 진출이 유난히 돋보였다. 부동산 경기 불황 속 한샘을 비롯한 기존 업체들이 1년 내내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대형 유통업체들은 당장 전망은 어둡지만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리빙분야 선점 경쟁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리빙시장 진출의 신호탄을 쏜 것은 신세계였다. 연초부터 업계 6위의 까사미아를 전격 인수하고 본격적인 홈퍼니싱 시장 진출을 알렸다. 연매출 2100억원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의 성장성을 확인한 신세계는 가구와 홈퍼니싱 분야에서 독자적인 콘텐츠로 매니아층을 확보한 까사미아를 선택해 확장성을 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건자재업체인 한화L&C를 그룹에 편입하고 명실상부한 종합 리빙그룹으로 거듭났다. 작년 기준 현대리바트(1조4400억원)와 한화L&C(1조600억원) 매출액을 단순 합산시 2조5000억원 규모로 한샘(2조6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처럼 주요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리빙분야에 뛰어든 것은 그만큼 성장속도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리빙시장은 2008년 7조원 규모에서 지난해 12조원으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리모델링 수요 등의 증가로 2020년에 25조원에서 최대 40조원대에 이를 거란 전망까지 나온다. 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의 리빙 매출 역시 2016년 이후 매년 10% 이상 성장세를 기록하며 전체 백화점 매출이 정체에도 리빙부문만 홀로 확대되고 있다.
 
다만 부동산 호황에 힘입어 덩치를 키워온 기존 기업들은 업황이 꺾이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 1위 한샘은 2016년부터 매출액이 매년 13.1%, 6.6% 성장하며 지난해 업계 처음 매출 2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올해는 약 4~8%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반토막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2위인 리바트와 KCC, LG하우시스 등 주요 건자재업체 역시 주택거래량 감소의 직격탄을 피해가지 못했다.
 
업황 침체 속 기업들이 전열을 갖추는데 집중했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업계 2위 꼬리표를 달았던 현대리바트는 인수 후 새로 출범한 현대L&C와 그룹 차원의 협업을 준비하며 가구와 인테리어를 결합한 한샘 모델을 좇고 있다. B2B(기업 간 거래) 색채를 빼기 위해 B2C 공략에도 힘을 싣고 있다. 한샘이 독주했던 주방가구 사업 강화를 위해 직영점·대리점 중심 영업을 전문점으로 확대하고 판매망을 올해 1200개로 크게 늘렸다. 미국의 최대 홈퍼니싱 브랜드 '윌리엄스 소노마' 매장 역시 올해 20곳을 새로 연 데 이어 내년에도 영업망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까사미아의 경우 5년 내 플래그십스토어와 로드숍 등 매장을 160개로 늘려 매출액 45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까사미아 대표에 임병선 그룹 전략실 인사총괄 부사장을 선임하며 내년도 본격적인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2014년 국내 진출 이후 홈퍼니싱 시장을 이끌어온 이케아 역시 공격적인 출점을 준비 중이다. 내년 하반기에 3호점인 기흥점이 문을 열 예정이고 부산점은 2020년 1분기 개장을 목표로 착공에 들어갔다. 업계에 따르면 이케아는 2020년까지 서울 강동, 충남 계룡 등 매장 수를 6개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도입한 온라인 판매와 더불어 도심형 접점을 넓혀 소비자 구매패턴 변화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부진의 늪에 빠진 한샘은 '리모델링 패키지'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앞세우고 있다. 가구뿐만 아니라 욕실·창호·바닥재 등 집 공간 전체를 한 번에 제안해 '공간제안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진다는 전략이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리모델링 공사기간을 최대 5일로 줄일 계획이다. 리모델링 사업에 초점을 맞춰 가구와 생활용품 중심의 한샘플래그샵에서 리모델링 전시가 추가된 한샘디자인파크로 유통망을 전환하고 있다. 실제 7월부터 9월까지 석달 간 리모델링 패키지 판매건수는 월 평균 200세트로, 지난 상반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영세업체들이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던 가구·인테리어 업계는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아 대기업이 진출하며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며 "내년에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의 영향으로 주택거래가 주춤할 거란 우려가 있지만 오히려 오래된 집을 고치거나 임차가구 등 특별한 계기 없이 일상적인 리모델링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1인가구 증가와 맞물려 케렌시아(휴식처),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등의 트렌드 역시 홈퍼니싱에 대한 관심을 견인하며 신규 수요를 끌어들이려는 경쟁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샘디자인파크용산 건자재 샘플존. 사진/한샘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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