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한달, 석유 소비 3.5% 증가…기저효과
11월 휘발유 판매량, 전달보다 24% 증가…누적 판매량은 전년 수준 '주춤'
2018-12-26 15:08:32 2018-12-26 15:10:26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11월 국내 석유제품 소비량이 전달보다 3.5% 증가했다. 정부가 지난 달 유류세 인하 정책을 시행한 후 휘발유 값이 리터당 1400원대로 하락함에 따라 소비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당분간 국제유가 하락과 유류세 인하 효과로 하락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내 경제 상황이 최근 나빠지고 있어 내수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11월 석유 소비량은 7591만2000배럴로 유류세 시행 직전 달인 10월보다 3.5% 증가했다.
 
제품별로는 휘발유 소비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휘발유 소비량은 698만3000배럴로, 직전월보다 23.9% 증가했다. 이어 경유 1496만배럴(21.5%), 액화석유가스(LPG) 846만5000배럴(4%)의 순으로 소비가 늘었다. 전년 동월 소비량과 비교해도 휘발유와 경유, LPG는 각각 5.6%, 1.5%, 5.19% 증가했다. 반면 윤활유와 등유, 벙커C유 등 유류세 적용을 받지 않은 석유제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비량이 20% 이상 급감했다.
 
11월 수송용 연료 소비량이 급증한 것은 지난달 6일부터 내년 5월6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유류세 인하 정책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석유제품 가격 인하에 따라 소비 심리가 일부 개선되면서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기름 값은 이달 4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1486.92원으로, 유류세 적용 첫날보다 178.58원 내렸다. 이날 현재 전국 휘발유 판매가격은 1395.01원으로 8주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달 23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사진/뉴시스
 
일선 주유소의 재고관리도 소비량 증대의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 주유소들은 월말 정유사에서 대량으로 석유제품을 구입하지만, 올 10월에는 이 시기를 넘겨 물량을 확보한 주유소들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종전보다 싼 값으로 기름을 공급받기 위해 11월 초까지 남은 재고로 버텼다가 유류세 적용 이후 구매에 나선 것이다. 정유업계는 10월 휘발유 판매량이 전달보다 17.6% 급감한 점을 들어 기저효과 영향이 컸던 것으로 파악한다.
 
정유업계는 11월 석유 소비량이 소폭 늘었지만 표정이 어둡다. 국내 휘발유 소비량이 정체상태에 빠진 데다가 향후 경기 전망도 어두운 탓이다. 1~11월 국내 휘발유 소비량은 7279만배럴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만9000배럴 감소했다. 1~9월 소비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 증가했지만, 10월 소비량 급감의 여파가 예상보다 커 유류세 인하에 따른 판매 증가분으로는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월 단위로 전달과 비교해 두 자리수대의 감소폭을 보인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올해 10월이 처음"이라며 "유류세 인하와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11월 소비량이 늘었으나 전달의 부진을 완벽하게 만회할 수준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 경제성장률이 2% 중반에 그치는 등 경기침체가 예상되고 있어 기름값이 지금보다 더 떨어지더라도 내수 판매가 대폭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