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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주택 공급 '빨간불'…내년도 먹구름
대형건설사 10곳 중 7곳, 분양 목표 미달…잇단 규제가 발목
2018-12-12 15:18:38 2018-12-12 15:30:23
[뉴스토마토 손희연 기자] 대형건설사 대부분이 연초 목표로 했던 분양 목표를 채우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잦은 청약제도 개편과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가 심의로 분양일정에 차질을 빚은 탓으로 풀이된다. 정책 규제로 내년 주택 시장도 위축될 것으로 보이면서 건설사들이 분양 계획을 짜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0대 건설사 중 GS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대림산업 등 7개 건설사가 올 연초 계획했던 분양 물량을 못 채우고 있다. 남은 12월까지 분양 예정 물량을 모두 소화한다고 해도 연초 목표치를 달성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래미안 리더스원'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내방객들의 모습. 사진/삼성물산.
롯데건설은 올해 2만794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현재까지 9208가구 공급에 그쳐 공급률이 44%에 불과하다. 대우건설은 2만4785가구 목표 물량 중 1만1953가구 분양만 달성, 48%의 공급률을 기록했다. GS건설도 올해 2만9896가구 목표치에서 현재까지 49%인 1만4720가구에 그친 상태다. 삼성물산은 1만1447가구 중에서 5764가구만 분양해 50%의 공급률을 보였다. 
 
HDC현대산업개발과 현대엔지니어링, 대림산업은 목표 공급량의 절반 이상은 채웠지만 역시 목표에는 못미친다. 대림산업은 올해 2만313가구를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1만1728가구를 공급해 57%의 공급률을 보였다. HDC현대산업개발은 1만8240가구 목표 물량 중 1만785가구만 분양에 나서면서 59% 공급률을 기록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7185가구 중 5563가구로 77%를 달성했다.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 SK건설은 올해 목표 물량을 채웠다. 현대건설은 1만9539가구를 분양해 연초 계획했던 1만7426가구를 넘었다. 포스코건설도 연초 계획한 분양 물량 1만834가구를 넘어섰다. 현재까지 1만8366가구로 연말까지 분양에 나서는 의정부 '더샵 파크에비뉴'(420가구), '판교 더샵 포레스트'(990가구)를 합치면 1만9776가구가 된다. SK건설도 현재 5468가구에서 이달 중 분양예정인 ‘DMC SK뷰(745가구)’를 합치면 계획 물량인 5488가구 목표치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체 건설사들이 계획한 분양물량은 45만 가구로 집계됐다. 2015년 52만 가구 이후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이었지만, 12월 현재까지 28만 가구 가량만 분양에 나서 2014년 30만 가구 이후 약 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 막바지 밀어내기 분양을 해도 약 10만 가구 물량은 내년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업계는 청약제도의 잦은 개편이 주택 공급에 있어서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올해 4차례나 개정했다. 개정된 청약제도 적용의 영향과 더불어 시장 분위기를 보고 나서 분양 일정을 잡기 위해 일정을 미뤘다는 것.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 규제로 서울 등 수도권 규제지역의 청약제도 내용이  너무 자주 변경됐고, 해당 내용을 반영하기 위해 분양 일정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라며 "청약제도 개편 적용 이후에도 시장 분위기를 보면서 분양 계획을 세우기 때문에 분양 일정이 계속 미뤄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북위례 분양 예정 단지들이 대표적이다. 청약제도 개편으로 애초 10월 분양을 앞두고 있었던 단지들이 연말이나 내년으로 분양이 지연됐다. HUG의 분양가 규제도 발목을 잡는다. HUG와 조합 간의 분양가 줄다리로 분양이 미뤄졌다. 삼성물산이 이달 초 분양한 서울 서초구 '래미안 리더스원'은 당초 올 4월 분양 예정이었으나 거듭 미뤄져왔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연초 분양 계획이 시장 변수로 인해 예정대로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내년 주택 시장 분위기도 그다지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 분양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고, 입지가 좋은 수도권 일부 단지 빼고는 일정 잡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손희연 기자 gh704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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