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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없는 성장, 돌파구는)바닥친 '노동유연성' 국가경쟁력 발목
'유연성·안정성' OECD 최하위…"노동시장 경직, 소득불안정 이어질수도"
2018-12-10 06:00:00 2018-12-10 0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우리나라 노동유연성이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비롯해 세계 최하위권 수준을 면치 못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사회 곳곳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노동시장의 경직성 문제가 해소되지 못한 영향이 크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은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국가경쟁력까지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회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의 유연안정성지수를 비교한 결과, 한국은 OECD 평균 대비 유연성과 안정성이 모두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한국의 노동시장 안정성은 미국을 제외한 모든 OECD 회원국 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나 안정성은 서로 대체적인 관계로 파악하고 개별 지표를 분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최근에는 각 국가들마다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기 위한 정책들을 내놓으면서 이를 통합한 유연안정성 개념이 떠오르고 있다. 
 
OECD 회원국의 유연안정성지수 결과를 보면 2016년 기준 네덜란드, 덴마크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유연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나 영국, 캐나다와 같은 국가들은 유연성은 높으나, 상대적으로 안전성은 낮았다. 하지만 한국을 포함해 스웨덴, 노르웨이, 그리스 등 4개 국가는 OECD 평균 대비 유연성과 안전성이 모두 낮았다. 
 
한국의 노동유연성이 세계 최하위권 수준이라는 것은 다른 지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달 말 영국 싱크탱크 레카툼(Legatum)이 발표한 '레가툼 세계번영지수(레가툼 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유연성은 조사대상 149개국 중 97위에 머물렀다. 지난 2007년 조사에서는 22위를 기록했는데, 10년 새 75단계나 추락했다. 이같은 세계 최하위권의 노동유연성은 국가경쟁력을 저해하는 발목으로 작용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8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를 보면 한국은 전체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140개국 중 15위를 차지했지만, 노동 관련 분야에서는 초라한 성적표를 보여줬다. 실제 '노사협력'에서는 124위, '정리해고비용' 112위, '고용 및 해고 관행' 87위 등을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주요 국제기구들이 꼽는 한국 노동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노동 경직성'이다. 국내 노동시장의 고임금 부담과 한 번 고용하면 해고하기가 매우 어려운 고용제도 특성, 기간제 사용기한 제한, 파견직 사용업종 제한 등 여러 규제들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규직 위주의 노동조합 문화도 노동유연성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지목된다. 실제 2007년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 이후 정규직 노동조합의 힘이 거세지면서 사업장의 노동유연성을 떨어뜨린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미애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OECD 회원국 중 한국이 가장 낮은 유연안정성을 보이고 있다"며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너무 낮으면 경제적 효율성이 낮아지고, 안정성이 지나치게 낮은 경우에는 근로자의 소득불안정 등으로 내수 위축과 삶의 질 하락에 따른 사회경제적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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