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이웅열 코오롱 회장(63)이 내년부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이 회장은 28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 타워에서 열린 임직원 행사에서 예고 없이 연단에 올라 "내년부터 그동안 몸담았던 회사를 떠난다"며 "앞으로 그룹 경영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행사 직후 사내 인트라넷에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퇴임을 공식화했다. 그는 서신에서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롭게 창업의 길을 가겠다"며 "그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코오롱 밖에서 펼쳐보려 한다"고 창업 의지를 다졌다.
이 회장은 회장으로 있으면서 느꼈던 소회도 전했다. 그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덕분에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하게 살아왔지만 그만큼 책임감의 무게도 느꼈다"며 "금수저를 꽉 물고 있느라 이가 다 금이 간듯한데 이제 그 특권도, 책임감도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28일 서울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자신의 퇴임을 밝힌 코오롱그룹 이웅열 회장이 임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사진/코오롱그룹
코오롱은 이 회장의 퇴임에 따라 내년부터 주요 계열사 사장단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성격의 '원앤온리(One & Only)위원회'를 두고 그룹의 주요 경영 현안을 조율할 방침이다. 후임 회장 없이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의 책임경영을 강화한다. 이에 따라 2019년도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코오롱의 유석진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켜 지주회사를 이끌도록 했다. 유 사장은 신설되는 원앤온리위원회의 위원장도 겸임한다. 이 회장의 아들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전무로 승진해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됐다. 이 전무는 그룹의 패션사업부문을 총괄 운영한다.
재계에서는 코오롱이 '4세경영'을 위한 과도기적인 집단경영 체제를 꾸린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이 전무의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으면 경영권 승계 구상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996년 회장 취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시대 흐름으로 보면 4세 경영은 불가능할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한 바 있다. 코오롱 측은 일단 "(이 전무가)그룹을 이끌 때까지 경험과 능력을 충실하게 쌓아가는 과정을 중시한 결정"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이 회장 퇴진에 따른 별도의 퇴임식은 없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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