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3기 신도시 성공하려면③)“집값 잡기 말고, 신도시 육성 차원서 접근해야”
“기존 신도시 교통망 확충부터”…교통망·자족기능 가능한 인프라가 성공 관건
2018-12-06 06:00:00 2018-12-06 06:00:00
[뉴스토마토 손희연 기자3기 신도시 후보지가 이르면 이달 초 공개된다. 3기 신도시는 서울 집값 안정화를 위해 정부가 수도권에 대규모 택지 4~5개를 조성, 20만가구를 공급하는 계획이다. 하지만 기대하는 공급효과를 보기 위해선 2기 신도시를 반면교사 삼아 3기 신도시 조성 정책에 접근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기 신도시의 서울 접근성, 일자리 형성, 자족 기능, 교통망 확충 등 여러 선결 과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 의견이 일치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신도시 육성 계획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존 신도시들의 사례를 보더라도 입지적인 장점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지역과 아닌 지역들의 온도차가 상당하다라며 서울 강남이나 도심으로부터 가까운 자족 기능이 충분한 지역과 교통이 다소 열약한 지역과는 천차만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신도시의 가장 큰 문제는 입지적으로 수요 분산이 어려운, 수요가 부족한 곳에 조성했기 때문이라며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교통망 확충"이라고 강조했다.
 
교통망 확충은 2기 신도시 조성 대책의 일환이었지만 추진 성과는 미미했다. 3기 신도시 택지가 거리상 1기 신도시보다는 서울 접근성이 좋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자족 기능이 떨어지고 교통망 및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다면 더 큰 실패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1기와 2기 공급이 중첩된 데다 청약 부진을 경험한 수요자들이 외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 2기 신도시의 교통망 확충도 아직 완벽히 하지 않은 상태에서 3기 신도시 조성을 예고하는 것은 문제"라며 "무엇보다도 2기 신도시 교통망 확충이 시급하고, 3기 신도시도 교통망 및 인프라 구축 등 자족 기능 형성을 지역별로 입지와 특성을 면밀히 살피고 이에 맞게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런 점들을 감안해 3기 신도시를 교통망, 자족 기능, 인프라를 갖춘 가치창출형 주거공간으로 조성해 서울의 주거와 업무기능을 분산 수용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2기 신도시의 현실에 비춰 보면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산처럼 주택은 밀집해 있는데 직장은 부족한 1기 신도시와 파주나 검단처럼 교통망이 부족한 2기 신도시 주민들은 정부의 '3기 신도시' 대책에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권대중 교수는 "3기 신도시를 먼저 만들기 전에 기존 신도시들을 위한 교통망을 만들어 놓고 3기 신도시를 만들어야 한다""일반적인 교통보다는 고속철도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초 서울 집값 안정화 측면에서 단기 효과에 집중하는 신도시 조성 정책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시각도 있다. 도심 인구 과밀, 균형 발전 등 신도시 본래 취지에 맞춰 단계적으로 충실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도시는 기간이 장기간 소요되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도 정부가 단기적으로 접근한 면이 있다“3기 신도시를 조성하는 건 주택을 공급한다는 차원에서 좋지만 정부가 의도하는 효과가 장기간으로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3기 신도시 개발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당장 서울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3기 신도시는 실제 사업이 시작하기까지 장시간이 소요될 전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3기 신도시 공급 확대 방안도 무엇보다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1기와 2기 신도시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3기 신도시가 신중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로, 신도시 개발 때마다 나타난 집값 급등 현상을 억제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랩장은 “1기와 2기 신도시의 목적은 집값 안정이었는데, 과거를 보면 개발 즈음에 집값이 오히려 급등했다라며 “3기 신도시는 기존 1·2기와 다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손희연 기자 gh7048@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