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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노믹스 시즌2) '경제지표 바꾸고 민생 활력을' 홍남기에 주어진 '특명 1호'
1기 경제팀 실책 반면교사로…탄력근로제 등 현안도 산적
2018-11-19 06:00:00 2018-11-19 06:00:00
[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고용률, 실업률, 가계소득에 이르기까지 통계청 발표가 나오면 국민들은 한숨부터 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게 주어진 특명 1호는 이런 지표들을 국민이 체감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일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청와대가 홍 후보자를 경제팀 원톱으로 내세운 배경에는 그간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전 정책실장의 투톱체제로 정책혼선을 키웠던 게 크게 작용했다. 애초부터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랐던 두 사람이 함께한 결과다. 굳이 경제 원톱·투톱을 따지지 않더라도 지난 1년 반 동안 국무조정실장으로서 청와대·여당과 접촉면을 넓혀온 홍 후보자는 그런 점에선 다소 안심이 되는 인물이다.
 
홍 후보자의 우선 과제는 경제 하강을 극복하는 대안 마련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와 국제통화기금(IMF), 신용평가사 무디스 등은 우리나라 내년 경제성장률을 정부 전망(2.7%)보다 낮은 2.3~2.6%로 내다봤다. 두 곳 모두 당초 상반기에 전망했던 수치 대비 0.1~0.2%포인트 내려잡은 것으로, 사실상 경기 하강의 신호로 평가된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홍 후보자는 친기업 정책까지는 아니더라도 1기보다는 유연한 자세를 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는 실제 부총리에 내정된 직후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 단체 등 현장을 자주 찾아 고용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이 요구해 온 각종 규제의 장벽들이 해소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용 창출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기재부가 지난 9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을 보면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20만~30만명 수준인 취업자 증가수는 1분기 18만3000명으로 줄어들더니, 2분기 10만1000명, 3분기 1만7000명으로 급감했다. 실업자 수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1분기 1만9000명, 2분기 3만1000명, 3분기 10만2000명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설비투자 증감률을 보면 1분기 7.3%늘었지만, 2분기 -3.0%, 3분기 -7.7%로 악화했고, 건설투자 증감률은 1분기 1.8%, 2분기 -1.5%, 3분기 -8.6%로 하락 추세다. 이는 1기 경제팀이 경질 통보를 받은 결정적인 계기다.
 
주 52시간 근무제 본격 시행을 앞두고 논란이 불거진 탄력근로제 확대도 이른 시일 내 해결해야 한다. 탄력근로제는 주 52시간 근로 원칙을 ‘한 주’ 기준이 아닌 분기, 반기 혹은 1년 단위로 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청와대와 국회 등에서는 기업 애로사항을 고려해 현행법상 최장 3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데 노동계의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다만 현 경기 악화가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평가되면서 탄력근로제의 일부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이를 해소하지 않고는 경기 회복이 사실상 어려운 만큼 홍 후보자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홍 후보자가 청와대, 여당, 관계 장관 등과 비공식 회의나 난상토론을 통해 지혜를 모으는 자리를 자주 갖겠다고 밝혀온 만큼 강단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정부 한 관계자는 “홍 후보자가 이해 관계자들과 소통하면서 갈등을 최소화하는 중재 역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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