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철도산업 개선, 자국산 차량 도입·민간합작 열차도
입력 : 2018-11-11 13:41:02 수정 : 2018-11-11 13:41:02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북한이 주요 교통수단이면서도 낙후된 철도 교통의 현대화를 추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코트라 도쿄 무역관이 최근 발표한 ‘변화하는 북한의 열차 사정’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국민 대부분은 자가용이 없어 택시 혹은 철도가 유일한 도시 간 교통수단이다. 특히, 철도는 평양을 중심으로 형성되어있으며, 총 길이는 약 5300km로, 전체 노선의 97%가 단선이다. 현재 북한의 철도 차량은 대부분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다. 지하철은 1950~1960년대에 제조된 독일제, 노면 전차는 체코의 타트라 제품이 운용되고 있다.
 
문제는 낙후된 시설과 전력부족으로 인해 운행이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과거 북한은 세계 최대 규모의 댐과 석탄연료를 믿고 철도를 모두 전력화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발전시설의 노후화 및 경제난으로 전력부족 상태에 빠졌다. 특히, 전력상황이 악화되는 겨울에는 하루면 가는 구간이 10일이 걸리기도 하는 등 실제 열차 운행상황이 열악한 상황이다.
 
따라서, 북한 국민들은 장거리 이동을 할 때 주로 택시를 이용한다. 비용 면에서는 불리하나, 철도 운행상황이 불안정해 예측했던 시간대로 도착할 수 없는 경우도 많고, 철도 이동 시 많은 서류를 구비해야 하는 것에 비해 편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북한이 최근 김종태전기기관차종합기업소에서 개발·생산한 100형 열차를 지하철 신형 차량으로 도입했다. 지하철 차량은 지속적인 정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신형 차량의 도입이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는 중고 차량의 대량수입이 장점이 있지만 북한은 경제제재의 영향으로 자력생산을 선택했다. 하지만 기존 차량과 제작년도가 멀어지면 부품을 공유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정비 라인이 2개가 되어야 하고, 정비방법도 달라 현장 직원들의 어려움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북한의 기술자의 정비 능력을 보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신형 차량 도입을 결정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신형 차량의 매력은 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게이힌도호쿠 선(사이타마현 사이타마시 오미야구에 있는 오미야 역과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니시구에 있는 요코하마 역을 도쿄 역을 경유하여 잇는 동일본 여객철도)의 현재 차량은 1998년까지 달리던 차량의 45%의 소비 전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북한도 장기적으로 전력사정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저전력 철도 차량 보급이 늘어나면 불안정한 운행 문제를 줄여나갈 수 있을 전망이다.
 
민간자본과 합작해 특별 노선을 운행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부유층을 대상으로 평양과 중국 국경에 접한 신의주 사이 225km를 연결하는 호화열차, 즉 ‘벌이 열차’는 일반 열차의 2배 속도로 운행된다. 운임은 북한 원으로 40만~50만원으로 일반 열차의 10배 이상이라 서민은 접근조차하기 어려운 교통수단이다. 이 구간을 가장 빠른 베이징행 국제 열차라면 5~6시간 정도 달리는데, 일반 열차라면 시간표상으로는 9시간, 운이 좋으면 12시간, 심한 경우에는 2일이 소요된다.
 
전력에 의존하지 않는 디젤 기관차라 속도 유지가 가능하다. 연료만 있으면 얼마든지 달릴 수 있지만, 기관차를 소유하는 철도부는 그 만큼의 연료를 안정적으로 살 돈이 없어 ‘돈주’(북한의 신흥자본가)가 철도부에 자금을 제공하고 이익을 7대3으로 분배하는 합작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디젤 기관차 활용으로 주행에 문제는 없어졌다 해도 노후화에 따른 안전 우려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일반 열차는 열차 보안원(철도 경찰) 검문이 자주 발생하고 뇌물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지만, 특권 계급이 이용하는 ‘벌이 열차’는 열차 보안원이 승객의 편의를 최대한 도모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국제열차는 평양~선양~베이징 간 K27·28차 열차와 평양 ~두만강~하산~우수리스크~하바롭스크~모스크바 간을 운행하는 열차가 있다. 전자는 외국인 여행자가 북한 방문 시 베이징에서 승차가 가능하다. 그러나 국제 열차 차량과 일반 북한 주민 승차 차량 사이에는 식당차가 연결되어 있어 쌍방 열차 사이의 왕래가 불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후자는 한때 외국인의 승차가 불가능했지만, 2018년부터 해금됐다.
 
북한 국민이 국제열차 승차권을 구입하려면 주민등록증인 ‘공민증’과 경찰 기구에 해당하는 사회 안전부가 발행하는 여행의 목적이 포함된 ‘여행증명서’가 필요하다. 그 조건이 까다롭지는 않아 북한 주민들의 국제 열차 이용은 지속 이뤄질 전망이다. 여행증명서를 여행 도중에도 휴대하지 않으면 강제 하차 혹은 체포되어 강제 수용소에 보내지기도 한다. 발행요건은 식량 사정의 악화 등으로 완화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신청하면 ‘여행 증명서’ 발급까지 1~2주 걸린다. 그러나 실제로는 발행인에게 담배와 유로·엔 등 외화 등의 뇌물을 건네어 1~2일 안에 발급 받고 있다.
 
보고서는 “북한의 교통사정이 전력·시설 인프라 미비로 극적인 발전을 이루지는 못하고 있지만 최근 절전형 차량 도입 등의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보면, 중장기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계획 경제가 파탄하고 조금씩 시장 경제화가 진행되는 모습은 북한의 철도 시스템 운영 및 이용현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철도 운영자가 민간 업체에 선로를 임대해 특별 열차를 운행하는 사례는 베트남, 스리랑카 등에도 존재한다. 부유층 비즈니스 여행객,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민간 업체가 운행하는 열차가 있다. 북한에서도 과거에 비슷한 열차가 운행 된 적이 있지만, 사고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지속되지 않았다. 다만, 외국의 협력을 얻어 철도망을 정비하게 되면 열차의 운행은 더욱 안정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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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명석

재계를 담당하고 있는 채명석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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