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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이란산 원유 도입 손익계산 분주…'투트랙' 접근 가능성
2018-11-09 18:13:44 2018-11-09 18:13:44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미국 정부가 한국 등 8개국을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예외국으로 지정한 가운데 국내 정유업계의 손익계산이 분주하다. 향후 180일간 원유를 수입할 수 있게된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은 이란산 원유 도입을 검토하는 동시에 도입선 다변화라는 '투트랙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
 
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내년부터 이란산 콘덴세이트(초경질유)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일각에선 이란산 콘덴세이트를 들여오는 데 최소 2달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해 내년 1월쯤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콘덴세이트는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가 되는 나프타를 얻을 수 있는 초경질유다. 원유의 경우 나프타 생산비율이 20%에 그치지만, 콘덴세이트는 70~80%에 달해 석유화학제품 생산에 최적화된 원료로 평가받는다. 국내 기업들은 2016년부터 미국의 경제제재가 풀리면서 이란산의 비중을 늘렸으나 지난 7월부터 수입을 중단했다. 지난 5월 미국 정부가 이란핵합의(JCPOA) 공식 탈퇴 선언과 이란 핵개발 지원국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경고한 데 따른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란산 콘덴세이트를 재도입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SK이노베이션은 금융과 보험 조건을 충족시키고, 선박을 확보하는 등 제반 여건을 마련한 뒤 이란산 콘덴세이트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기존 전략인 도입선 다변화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와 한화토탈도 이란산 콘덴세이트 수입을 검토 중이다. 다만 이란산 도입과 관련한 세부지침이 아직 나오지 않은 단계이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본 뒤 수입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 정유사들은 카타르와 호주, 러시아, 미국, 아프리카 지역에서 콘덴세이트를 수입하며 이란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춘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세 회사가 이란산을 도입하며 지금 같은 도입선 다변화도 병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는 이란산 원유가 수급 측면에서 공급 축소의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거래가격의 급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가 제한적으로나마 거래되면 전체 시장에서 콘덴세이트 가격의 급등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긍적으로 본다"며 "다만 수입금지 예외조치에 대한 연장이 이뤄져야 하는 문제로 인해 국내 기업에 실익이 있는지 여부는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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