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기본법 논의…법제화 가능할까
소상공인업계 "중기와 다른 특수성 고려해야"…"일반법과 효력 동일" 중복 혼선 우려도
2018-11-05 16:44:44 2018-11-05 16:44:48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소상공인 관련 법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체 사업체의 85%, 일자리의 25%를 담당하는 소상공인에게 주요 경제주체의 역할과 책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소상공인 기본법 제정과 기존 지원법 전면 개정 등 방법론 측면에선 각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기본법 도입을 주장하는 측은 소상공인의 특수성을 감안한 정책과 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유통산업발전법, 상생협력법,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도시형 소공인 지원법, 협동조합기본법, 소상공인 지원법 등 이른바 '소상공인 8법' 대부분이 중소기업기본법을 근거로 하고 있어 소상공인 실정에 맞는 지원이 안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12월 시행을 앞둔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이 대표적 예로 꼽힌다. 상생법상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를 그대로 차용하다보니 당초 취지였던 소상공인 보호가 아니라 중소기업 보호제도가 돼버렸다는 비판이다.
 
여러 부처에 걸쳐 있는 소상공인 정책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현재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이 발의한 소상공인기본법에는 국무총리 산하 소상공인진흥위원회 설치를 명시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공청회에 참고인으로 나온 이동주 중소기업연구원 동반성장본부장은 "중소벤처기업부 출범 이후 법 개정을 통해 중소기업기본법에 정책 조정기능을 포함시켰다"면서 "소상공인 영역에서도 부처에 산재된 정책을 어떻게 조정할지 기본법에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선 새로운 법 제정보다는 기존 소상공인 지원법 전면 개정을 통한 보완이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상공인기본법이 중소기업기본법과 중복돼 오히려 혼선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발의돼 있는 소상공인기본법은 중소기업기본법에서 소상공인을 제외시키는 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기본법이 현재 소상공인업계에 부여하는 혜택을 유지하는 가운데 기본법을 신설해 위상을 높이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한정미 한국법제연구원 제정경제법제연구실장은 "기본법은 분야당 하나를 만들고 하위법을 만들어 체계화하는 게 일반적인데, 중소기업기본법에 이미 소상공인이 포함돼 있다. 기본법을 자꾸 만들면 법 집행·적용에 혼선이 생길 수 있다"며 "기본법이 생기면 법 당사자가 존중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겠지만 집행 차원에서 일반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기 때문에 굳이 중복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발의된 법안이 중소기업지원법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기존 법안의 전면개정이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실장은 31일 열린 공청회 당시 "조문 84개 중 52개가 소상공인연합회에 대한 조문이어서 기본법 성격을 갖춘 법률로 보기 힘들다'며 "실질적인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형식적으로 기본법이라는 제명을 쓰면 형식 남용이 될 수 있다. 기존법과 큰 차별성이 없어 소상공인 개념 재검토를 포함해 기존의 소상공인법을 확대해 보호·지원하는 방향으로 검토하는 것이 입법 경제적으로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상공인업계는 중소기업기본법과 소상공인기본법의 관계에 혼선이 없을 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권순종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일반적으로 상법이 우선 적용되고 민법이 보완하는 것과 같은 관계로 봐야 적절하다"며 "소상공인의 특수성을 고려해 경제 주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보호 관점으로만 바라보던 소상공인 업계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발의된 법안에 소상공인연합회 관련 규정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 중소기업기본법과 협동조합법처럼 기본법에는 근거 규정만 담고 개별법을 통해 기관 운영지원법을 별도로 만들면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논의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기본법 필요성에 대한 의견과 현재 법률 보완 등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이라며 "국회 등의 의견을 반영해 어떤 방향이 적합할지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 출범식'에서 최승재 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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