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폴리실리콘…치킨게임 격화
전기요금 부담으로 국내기업 어려움 가중…"태양광 경쟁력 뿌리째 흔들"
2018-10-28 06:00:00 2018-10-28 06:00:00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글로벌 태양광업계가 또 다시 폭풍전야의 위기감에 휩싸였다. 대형사들의 몸집 키우기 경쟁으로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극단적 가격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치킨게임'이 격화되는 가운데, 산업용 전기요금 등에서 국내 기업들이 처한 불리한 조건이 계속될 경우 태양광 제조 전반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28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와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10대 폴리실리콘 제조사의 평균 제조단가는 킬로그램(kg)당 10.4달러로 추정된다. 업체별 제조단가는 중국 통웨이솔라가 7.3달러로 가장 낮았고, 중국 GCL이 8.8달러로 뒤를 이었다. 국내 기업인 OCI와 한화케미칼은 각각 10달러와 12.5달러, 미국 햄록은 16달러 수준으로 파악됐다. 생산단가에는 감가상각비용이 빠져 있어 이보다 최소 1.5달러 이상 높아야 폴리실리콘을 만들어도 손해가 나지 않는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태양광 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10월 넷째주 폴리실리콘 스팟(단기) 거래가격은 kg당 10달러로, 연초보다 36% 하락했다. 공급이 수요를 20% 이상 웃돌고 있는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6월 중국 정부발 특수를 노린 잉곳, 웨이퍼 업체들이 사재기한 폴리실리콘을 시장에 내다 팔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이들 업체들의 재고가 상당하고, 중국 폴리실리콘 제조사들이 신·증설로 생산능력을 키우고 있어 조만간 kg당 10달러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매년 태양광발전 보급 정책을 내놓는데, 올해는 시장 예상과 달리 신규 프로젝트 허가 중단과 보조금 축소를 결정해 업계의 당혹감은 커졌다.
 
 
더 큰 문제는 폴리실리콘 제조사들의 치킨게임이 다시 격화되면서 상위권 업체들도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 폴리실리콘 제조기업의 경우 원가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전기요금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세계 1~10위권 폴리실리콘 제조사의 원가에서 전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48%다. 세계 1위인 중국 GCL과 2위 독일 바커는 생산공장의 전기요금을 일반요금보다 각각 30%, 70% 낮게 적용받지만, 국내 제조사들은 할인 없이 그대로 다 부담해 불리한 출발선에 서 있다. 업계 자체적으로 수율 향상을 통한 원가절감에 나서지만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개별 기업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국내 태양광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에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길 경우, 국내 태양전지와 모듈기업도 연쇄적으로 가격경쟁력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폴리실리콘 시장 재편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이 설 자리를 잃으면 산업 기반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며 "산업 포트폴리오 강화와 신산업 육성 차원에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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