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현대제철이 1500억원대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회사가 부담해야 할 체불임금이 대폭 늘었다. 현대제철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1심 소송에서 사실상 패소하면서, 향후 소송에서도 부담을 떠안게 됐다.
26일 노동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진화)는 전날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노조)가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법원은 "연장수당 등 변동분을 제외한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이라고 판결했다. 노조는 5년6개월을 기다린 통상임금 1심 판결에서 사실상 승소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뉴시스
노조는 앞서 2013년 4월 ▲상여금 ▲귀성여비 ▲체력단련비 ▲복지포인트 ▲단체상해보험 등 5가지 임금항목을 통상임금에 합산, 체불임금을 재산정해달라고 인천지법에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했다. 노조는 연장근로수당, 주휴수당, 공휴수당, 휴일연장수당, 월휴수당, 연차수당, 성과급, 퇴직금 등을 체불임금 항목으로 판단했다. 이 수당은 통상임금에 따라 금액이 변동된다. 소송을 통해 5가지 임금항목이 통상임금에 합산되면 현대제철은 미지급된 체불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노조는 상여금을 제외한 4가지 임금 항목(복리후생비)은 재직자 요건으로 인해 고정성이 없을 것으로 판단, 소송에서 제외했다. 노사는 800%의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여부를 두고 법정에서 마주해야 했다.
당진공장에서 생산업무를 맡고 있는 직영 노동자 2933명이 소송에 참여했고, 인천·포항공장에서는 3385명이 가담했다. 양측이 제기한 통상임금 금액을 합산하면 1500여억원에 달한다. 이번 소송에서도 회사의 경영상황을 판단하는 '신의칙' 인정 여부가 쟁점이었다. 신의칙 원칙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013년 12월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이라고 판단하면서 도입됐다. 전원합의체는 정기상여금이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을 갖출 경우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체불임금 지급으로 회사에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발생할 경우 신의칙을 적용, 체불임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했다. 이후 통상임금을 다투는 소송에서 신의칙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통상임금 소송에서도 현대제철은 경영상 어려움으로 신의칙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2014년 1조원대를 돌파, 1조4811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소폭 하락하는 추세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3675억원이다. 2016년과 2015년은 각각 1조4450억원, 1조4641억원이다. 재판부는 현대제철이 1500억원의 체불임금을 지급해도 경영상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현대제철의 경영상태로 볼 때 통상임금 청구로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이 초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노조는 정기상여금 800%(명절상여금 200% 포함)를 통상임금으로 인정받았다.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보전수당인 월휴수당도 통상임금에 포함됐다. 월휴수당은 2004년 노동시간이 주 최대 40시간으로 줄면서 도입된 일종의 급여 보존수당이다. 생산직은 시급으로 임금을 받는데, 월 노동시간이 줄면서 회사에서 임금을 일부 보전하기 위해 도입했다. 재판부는 월휴수당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연장수당과 잔업특근수당은 통상임금에서 제외했다. 소정근로시간 외에 추가로 근무할 경우 발생하는 수당인 만큼 통상임금에서 제외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할 계획이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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