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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유가 호재·신냉전 악재 공존
유가 상승 이어질 기대 vs 중미 무역분쟁 장기화 우려
2018-10-15 14:20:23 2018-10-15 14:27:03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건설산업 해외수주에 호재와 악재가 공존한다. 유가 상승으로 발주 확대가 기대되는 동시에 중미 무역분쟁으로 신흥국 경제사정이 악화돼 발주가 감소할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업계는 해외수주를 통한 경기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가가 급상승하며 해외 플랜트 수주 확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유가 상승 배경으로는 미국의 이란 제재가 첫손에 꼽힌다. 따라서 11월 이란 제재가 시작되면 유가 상승압력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가가 오르면 중동과 아시아 등지에서 정유 및 화학 설비 또는 시추설비 투자가 활성화 된다. 이에 따라 대형 프로젝트 발주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다. 국내 플랜트 사업 역량을 갖춘 대형 건설사들이 수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다수의 화공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태국과 인도네시아, 알제리 등지의 정유시설 수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대건설도 사우디, 카타르, 알제리, 이라크, 리비아 등 여러 지역에서 수주활동을 전개 중이다. GS건설은 사우디와 투르크메니스탄 등지에서 신규 수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대림산업도 직접 화공플랜트를 운영 중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 분야 투자 계획이 몰려 있는 중동 진출에 열을 올린다. 특히 이달 말 1조원 규모 사우디 마덴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해 물꼬를 틀지 관심을 모은다. 이들 건설사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세로 최근 아시아, 미주, 중동 등에서 관련 설비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발주 확대에 대비해 플랜트 사업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지지세력을 모으기 위해 중미 무역분쟁을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사진/뉴시스
 
이런 가운데 중미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이 재를 뿌린다. 최대 무역대상국인 중국에 의존해온 중동, 아시아 신흥국가들의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수시장 규모가 크고 역내 증시를 비롯해 각종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상황에 기대어 중국과의 대결에도 승리를 자신한다. 자신의 경제정책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무역분쟁을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더욱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중 관세부과를 지지하는 여론이 적지 않아 보호무역 기조를 고수할 요인으로 지목됐다.
 
미중 분쟁 여파로 석유화학 등 세계 교역이 감소하며 신흥국들이 타격받을 수 있다. 신흥국 위기 전망으로 부채상환 압박이 커지면서 해외자본이탈 등 금융위기가 번질 것도 예측선에 있다. 신흥국 경기가 어려워지면 프로젝트 발주 감소는 불가피하다.
 
건설업계는 국내 SOC 자본 감소, 부동산 정책 규제 등으로 내수 침체 국면인 가운데 해외 진출도 불확실해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해외 진출 활로 개척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아시아, 중동 순방 등 그동안 경제외교 과정에서 약속한 양자 또는 다자간 원조가 건설 프로젝트 수주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금융지원 체계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수를 살리기 위해 SOC 예산 감축 폭을 줄였지만 효과를 보려면 '생활SOC' 등의 개념을 넓혀 인프라 투자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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