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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일가, 계열사 보유주식 10% 담보…11.7조 규모
2018-10-04 11:48:19 2018-10-04 11:48:19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총수가 있는 국내 100대 그룹의 총수 일가가 대출을 위해 금융기관 등에 담보로 잡힌 계열사 주식 가치가 11조7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녀 세대의 주식담보 비중이 부모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경영권 승계나 증여를 위한 자금 마련이 목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CEO스코어가 4일 총수가 있는 100대 그룹 중 상장 계열사를 보유한 92개 그룹의 총수 일가 679명의 주식 담보제공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51개 그룹 178명이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 일가 4명 중 1명 이상이 주식을 담보고 제공한 것으로, 담보 설정한 계열사 주식 가치는 총 11조7437억원에 달했다. 100대 그룹 총수 일가의 전체 보유주식 가치 114조4635억원의 10.3%에 해당하는 규모다. 1년 전보다는 0.2%포인트 상승했다. 
 
그룹별로는 한진중공업 총수일가의 주식담보 비중이 95.4%로 가장 높았다. 이어 두산(93.62%), 아이에스동서(87.9%), 금호석유화학(84.34%), DB(71.19%), 현대(69.19%), 효성(56.52%), 유진(56.1%), 한진(53.92%) 순이다. 
 
반면 현대자동차, 대림, 영풍, 한국투자금융, 한국타이어 등 35개 그룹은 총수 일가가 계열사 보유 주식을 단 1주도 담보로 제공하지 않았다. 재계 1위 삼성은 0.16%로 총수 일가 주식담보 내역이 있는 그룹 중 비중이 가장 낮았는데,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2.45%)이 유일했다. 이 밖에 KCC(1.21%), LG(5.23%), 신세계(5.36%), 현대백화점(6.32%), LS(6.69%) 등 18개 그룹도 10% 미만에 그쳤다. 
 
개인별로는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상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허동섭 한일시멘트 회장의 자녀인 서연·서희씨가 보유 주식 100%를 담보로 잡혔다. 이들을 포함해 담보 비중이 90% 이상인 총수 일가는 모두 28명이었는데,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99.98%)을 비롯한 두산가가 14명에 달해 전체의 전반을 차지했다. 
 
주식담보 비중을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로 나눠 보면 자녀 세대가 12.1%로 부모 세대(9.4%)보다 2.67%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는 "승계 과정에서 상속세 납부, 지배기업 지분 확보 등의 사유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진단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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