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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떨어져도 스마트폰 충전 OK…선 없는 세상 구현"
이경학 워프솔루션 대표 "원거리 무선 충전 기술 개발"…일본서 20억원 투자 유치
스마트폰 12대 동시 충전…국내·외 기업과 장비 공급 논의
2018-10-03 14:19:48 2018-10-04 10:25:13
[남양주=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지난 1일 찾아간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의 한 오피스 빌딩 사무실. 바둑판 크기의 전력 전송 장치의 전원을 켜자 맞은편 벽에 붙어있는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IoT) 기기에 불이 들어왔다. 떨어져 있는 전자 기기로 전력이 무선으로 전송되며 충전이 시작됐다. 스타트업 워프솔루션이 개발한 원거리 무선 충전 기술인 '웝스(WARPS)'다. 일부 최신 스마트폰에 무선 충전 기술이 적용됐지만 웝스는 이보다 진화한 전력 장치와 기기가 떨어져도 충전이 가능한 원거리 무선 충전 기술이다. 워프솔루션은 파워앰프 패키지 장치를 활용한 무선 충전 기술로 일본 벤처 캐피털 글로벌 브레인으로부터 2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경학 워프솔루션 대표(왼쪽에서 다섯째)와 직원들이 경기 남양주시의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이경학 워프솔루션 대표는 14년간 LG전자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프라다폰부터 최신 스마트폰까지 무선기기의 통신에 필요한 부품을 개발했다. 실리콘R&D라는 연구소를 거쳐 재단법인 스마트IT융합시스템연구단(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 프런티어 사업 연구단)의 책임연구원으로 이동했다. 연구단 재직 시절 통신 기지국과 중계기에 들어가는 전파 전달 장치인 파워앰프를 개발하던 그는 전력도 원거리에서 무선으로 전송하면 더 편리하겠다는 생각에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 2016년1월 본격적인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해 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워프솔루션을 창업했다.
 
이 대표는 기존 전파를 증폭해주는 파워앰프에서 진화해 전력까지 무선으로 전송해주는 파워앰프 패키지 개발에 성공했다. 워프솔루션의 원거리 무선 충전 기술은 무선 통신용으로 사용되는 RF 주파수를 활용해 동시에 여러 전자기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현재 기지국이나 중계기에 들어가는 파워앰프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대표는 "파워앰프에 들어가는 하드웨어(HW)부터 소프트웨어(SW)까지 국산화했다"며 "최대 4.5m까지 떨어진 거리에서 스마트폰은 최대 12대까지 충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워프솔루션이 개발한 바둑판 크기의 전력 전송 장치(왼쪽)와 소형 전력 전송 장치. 사진/박현준 기자
 
전자 기기가 맨 아래쪽의 원거리 무선 충전기와 떨어져있어도 충전이 돼 불이 들어온 모습. 사진/박현준 기자
 
원거리 무선 충전 기술이 대중화되면 더 이상 충전기를 꽂을 콘센트를 찾을 일이 없어진다. 전력 전송 장치 주위에 스마트폰이나 IoT 기기를 두기만 하면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력 전송 장치와 충전할 기기 사이에 장애물이 있어도 이를 피해갈 수 있다. 때문에 장치가 벽 안으로도 들어갈 수도 있다. 벽 안에 장치가 있다면 그 방안에 기기가 있는 것만으로도 충전이 시작된다. 이 대표는 독일 하노버메세와 대만 컴퓨텍스 등의 전시회에 참가해 원거리 무선 충전 기술과 파워앰프 패키지를 홍보했다. 워프솔루션의 기술 경쟁력을 알아본 일본 벤처캐피털사로부터 20억원의 투자까지 유치했다. 현재 국내·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과 제품 공급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약 2년간의 개발 기간 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국내 기업들의 기술에 대한 불신을 꼽았다. 그는 "원거리 무선 충전 시연을 눈앞에서 보여줘도 적용 사례가 없다보니 믿어주지 않았다"며 "현재도 해외 기업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워프솔루션은 이 대표가 혼자 연구단에서 창업한 이후 직원이 11명까지 늘었다. 그는 투자를 받은 만큼 인력 수급과 매출 창출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 대표의 최종 목표는 선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글로벌 기업이 아닌 한국의 작은 회사가 개발한 기술로 선 없는 세상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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