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에쓰오일이 오는 4분기 폴리우레탄 원료인 산화프로필렌(PO) 양산에 나서면서 국내 시장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그간 SKC가 국내 PO 수요의 절반 정도를 공급하고, 나머지는 해외에서 조달하는 구조였으나 앞으로는 국내에서 전량 자급자족이 가능해진다. PO분야에서 독점 공급자 지위가 깨진 SKC는 다운스트림에 해당하는 고부가 프로필렌그리콜(PG) 사업 확대를 통해 시장변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4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오는 4분기 중에 산화프로필렌을 양산한다. 산화프로필렌은 폴리우레탄을 비롯해 제약과 화장품, 자동차 내장재, 부동액, 도료 등의 원료로 쓰인다.
국내에서는 지난 1991년 SKC가 생산설비를 갖추기 전까지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 왔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내수시장의 연간 PO 수요는 50만톤 규모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SKC가 30만톤을 공급하고, 나머지 20만~25만톤은 해외에서 수입한다.
SKC의 친환경 산화프로필렌(PO) 제조공법 'HPPO'를 적용한 공장 전경. 사진/SKC
에쓰오일은 오는 4분기부터 PO 양산을 예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27년만에 SKC의 독점 생산체제가 깨진다. 현재 에쓰오일은 4조8000억원을 투자한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의 기계적 완공을 마치고 시운전을 진행 중이다. 3분기 내 RUC의 상업가동을 본격화하면, 4분기부터는 하류부문인 ODC 설비도 양산에 들어간다. 이 설비에서는 연간 30만톤 규모의 PO를 생산할 수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현재 두 설비의 시운전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돌발변수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 공장에서 4분기부터 산화프로필렌을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C는 하류설비 투자로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 에쓰오일이 진입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SKC는 지난해 4분기 프로필렌그리콜 공장 증설로 생산능력을 기존 10만에서 15만톤으로 확대했다. 프로필렌그리콜은 자동차 부동액과 도료, 제약과 화장품 등의 원료로 쓰인다.
특히 SKC는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화장품과 의약품용 고부가 PG 시장에 주목하고, 생산능력을 기존보다 50% 키웠다. 또 그간 수입에 의존해온 자동차 서스펜션용 완충재 등 고기능성 폴리우레탄 제품 개발도 추진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산화프로필렌으로 PG를 만들 때 고부가가치 제품용 생산량이 많지 않다"며 "내부적으로 고부가용 PG 생산을 늘릴 수 있는 신기술 도입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SKC와 달리 에쓰오일은 하류설비가 없다.
산화프로필렌 공급체계 변화가 가져올 긍정적 효과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그간 빠듯했던 국내외 공급에 숨통이 트이는 것은 물론 향후 수익성이 높은 하류부문의 투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이 생산하는 산화프로필렌은 기존 수입 물량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간 원료 조달 등의 변동성을 이유로 증설을 결정하지 못했던 전방 업체들이 설비투자에 나서면 공급 초과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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