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 출신 이재갑 고용부 장관 내정에 노사 온도차
노조 중심에서 노사 양측으로 균형추 이동…노동계 "적임자일지 의문"
2018-09-02 15:42:16 2018-09-02 15:42:16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문재인정부의 노동정책을 이끌 고용노동부 장관에 이재갑 전 차관이 내정되면서 기대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자리 전문가로 알려진 이 후보자는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고용정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 노동권과 관련해 기업과의 소통도 확대될 전망이다. 
 
2일 노동계와 경영계에 따르면, 고용부 장관을 노동계 출신이 아닌 관료 출신이 맡으면서 균형추가 노조에서 노사로 이동할 전망이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31일 출근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후보자는 30년을 고용부에서 지낸 고용정책통이다. 경기도 광주 출신으로 인창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나와 1982년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고용부에서 고용정책과장, 노사정책실장, 고용정책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2년부터 9개월 동안 차관을 지냈다. 이듬해 10월 고용부 산하기관인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 
 
이 후보자는 고용부 공직생활 중 상당 부분을 고용정책 분야에서 쌓았다. 고용절벽인 상황을 극복할 적임자로 꼽힌다. 지난 7월 취업자수는 전년보다 5000명 증가하는 수준에 그쳐 8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일자리 창출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워 각종 처방을 단행했지만 고용시장은 얼어 붙었다. 일자리 전문가로 꼽히는 이 후보자에게 주어진 과제는 무겁다는게 노동계와 경영계의 공통된 평가다. 
 
이 후보자는 "일자리 문제가 절실하고 국민들의 기대와 열망이 큰 만큼, 제 모든 역량을 쏟아 일자리 문제 해결의 실타래를 풀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이 후보자를 바라보는 노동계와 경영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경영계는 이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이른바 '친노동' 기조가 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부의 정책 방향도 노조(노동) 중심에서 고용 중심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자는 노동시장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성향이라는 평이다. 정부가 무리하게 노동시장에 개입하기 보다 수요와 공급을 고려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유연근무제, 탄력적 근로시간제도 확대할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업들의 요구와 맞물리는 대목이다. 
 
기업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으로 정부의 노동시장 개입이 확대됐다고 비판했다. 노사자율성이 과거보다 떨어졌다는 입장이다. 실제 전임 장관 때 불법파견 판정은 여느 때보다 늘었다. 파리바게뜨가 제빵기사를 불법으로 사용했다며 5000여명을 직접고용하라고 지시했다. 고용질서를 바로잡는 성과를 냈지만 기업들은 불만이 컸다.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를 거치면서 고용부의 정책 방향은 일자리 창출에 초점이 맞춰졌다. 노동계는 노동권이 대폭 후퇴했다고 비판했다. 2010년 부처 이름이 노동부에서 고용노동부로 바뀐 것도 한 예다. 문재인정부 출범과 동시에 노동계 출신이 고용부 장관을 맡으면서 이 같은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노동계는 문재인정부의 노동정책 방향이 변하는 신호탄으로 보는 분위기다. 문재인정부는 노동기본권 강화, 최저임금 1만원, 노사정 대화 활성화, 비정규직 축소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런데 전임 정부의 인사를 내정한 것이 공약 폐기를 고려한 인사라는 설명이다. 한국노총은 "최저임금, 노동시간, 통상임금 등 산적한 과제를 소신있게 밀고 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문재인정부는 개혁 정책으로 노동현장에서 신뢰를 얻었는데, 정부가 잘못된 판단으로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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