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정부가 가계소득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일자리 대책과 사각지대 해소 등의 대책을 줄줄이 내놓고 있지만 오히려 빈부격차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위 20%인 1분위 가구는 기초연금과 생계급여, 주거급여 등 공적이전소득이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소득이 감소했는데,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한 몫 한 것으로 봤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이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올 2/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그래픽/뉴스토마토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8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를 살펴보면 2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2인 이상)은 5.23배로 2008년 5.24배 이후 최대 격차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1분기는 5.95배로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은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재산소득, 이전소득의 총 합에서 공적이전지출(경상조세 등)을 뺀 것으로, 소득 1분위(하위 20%)와 소득 5분위(상위 20%) 소득 격차를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숫자가 클수록 최상위·최하위 가구 소득 격차가 크다고 보면 된다.
정부는 고령화와 업황부진 등에 따라 1분위 가구 무직자가 증가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1분위 내 은퇴 등을 비롯해 취업 비중이 낮고, 임금수준이 낮은 고령층(70세 이상) 가구가 크게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중국 관광객 감소 영향 누적 등으로 1분위 비중이 높은 도소매와 숙박음식업 임시·일용직 고용 축소,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감소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도소매·숙박음식업에 종사하는 임시일용직과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수는 전년동기 대비 18만명 줄었다. 건설투자 둔화에 따른 건설 일용직 취업자 감소도 일부 영향을 끼쳤다.
다만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하나의 원인으로 꼬집었다. 고용 축소와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감소 등이 급격하게 늘어난 배경으로 최저임금 인상 요인을 빼놓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가령 지난해 2분기 도소매·숙박음식업에 종사하는 임시일용직과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수는 전년동기 대비 2만5000명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올해 증가폭은 급격히 커졌다는 것. 이러한 주장은 사실상 2018년도 최저임금이 6470원에서 16.4%오른 7530원으로 확정된 지난해부터 제기돼왔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대부분의 하위 계층은 일자리를 잃거나 근무 시간이 줄어 오히려 소득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서강대 경영대학의 한 교수는 “예견됐던 문제”라며 “지난해부터 경제 전문가들이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세미나도 열고 주요 학회에서 발표도 가졌지만 정부는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의 이러한 주장은 통계적인 부분에서는 맞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 증감률을 들여다보면 1분위 소득은 전년동기대비 –7.6% 감소한 반면, 5분위와 4분위는 각각 10.3%, 4.9% 늘었다. 3분위는 0.1% 감소했고, 2분위도 2.1%도 줄었다. 고소득 가구만 소득이 늘어난 셈이다. 1분위는 공적이전소득이 전년동분기 대비 14.4%늘었음에도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정부의 저소득층 보완정책이 최저임금 인상 충격을 해소하지 못한 셈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단순히 경기가 안좋은 영향도 있겠지만 최저임금 인상 요인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올해 하반기 이후 정책 요소가 대거 투입된다는 점에서 개선될 여지가 크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9월부터 기초연금 확대를 비롯해, 아동수당 도입, 내년부터는 근로장려금(EITC)도 대폭 확대되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다”며 “미래성장동력 투자 등 혁신성장 가속화로 근본적으로 양질의 일자리 확충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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