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일부 공기업들이 현행 성과급제에 반발해 성과급을 똑같이 나눠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진의 개입없이 직원들 스스로 결정했다는 점에서 불법은 아니지만, 성과급 제도 도입 취지와 어긋난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아울러 담당 업무에 따라 성과 여부가 갈리는 현실을 고려해 보다 세밀한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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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공기업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성과급을 균등하게 나눠 갖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준정부기관과 공기업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등급을 차등화해 성과급을 달리 주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공기업 구성원들은 사실상 현행 성과급 제도가 실제 업무 성과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내세워 제도망을 피해 나눠갖고 있는 실정이다.
A공기업의 경우 최근 내부평가급과 경영평가 성과급이 지급됐는데, 이를 모두 걷은 후 똑같이 N분의 1로 분배했다. 대상은 간부급을 제외하고 노조에 가입된 전 직원이었다. B공기업은 희망자를 대상으로 성과급을 걷은 뒤 A기업과 같은 방식으로 나눴다. 이는 성과급제를 마련된 취지에는 어긋나지만 불법으로 간주하기는 어렵다.
정부 관계자는 "기업 경영진이 등급에 상관없이 똑같이 분배했다면 법 위반"이라며 "다만 직원들이 스스로 나눈 행위는 판단하기 애매하다"고 말했다. 꼼수를 이용해 제도망을 피한 셈이라는 설명이었다.
A와 B공기업은 경제부처가 아닌 사회부처에 속해 있는데, 회사의 특성상 성과급 제도가 실제 개인들의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꺼번에 걷어서 똑같이 나눴다고 한다. 업무 특성상 근무하는 지역과 부서에 따라 성과가 크게 엇갈린다는 설명도 했다.
A사 관계자는 "근무하는 지역과 맡은 업무 특성에 따라 낮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꽤 있다"며 "반대로 상대적으로 노력을 덜 해도 업무 특성에 따라 성과가 잘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성과급 차이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이유로 많은 직원이 긍정적으로 성과급을 똑같이 나누눈데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해당 공기업의 경우 내부 투표에서 균등하게 배분하자는데 찬성한 직원 비율이 94.63%에 달했다고 한다. A사의 1~6급 직원의 평균 성과급(내부평가급 기준)을 보면 S등급은 332만원, 가장 아래인 D등급은 163만원을 받았다. 이들은 받은 성과급을 통장에서 인출해 한 곳에 모은 후 균등하게 나눠 가졌다. 평균 금액이 248만원을 점을 고려하면 S등급은 94만원을 손해본 셈이다. 그런데도 불만이 거의 없었던 데는 해당 직원이 언제든지 성과가 잘 나지 않는 부서로 인사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B사의 한 직원은 “민원을 주로 받는 공기업의 특성상 성과를 무엇으로 평가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회사를 기준으로 보면 직원들이 꺼려하는 지역에서 근무하게 될 경우 나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평가지표가 더 객관화돼야 하고, 공기업 특성을 고려해서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공기업뿐 아니라 교육계에서도 성과급 배분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따르면 올해 교사 9만5575여명이 교원성과급제에 반발해 성과급을 똑같이 나눠 갖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8만7085명보다 8490명 늘어난 것으로, 이들은 교원 성과를 측정할 객관적 잣대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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