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보수 앞두고 눈치보는 석유·화학업계
롯데케미칼은 인력 재배치…LG화학은 다양한 방안 검토중
2018-08-06 15:16:06 2018-08-06 15:45:49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주 52시간 근무제'가 지난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가운데 정유·석유화학 업계가 이달부터 줄줄이 정기보수에 들어간다. 업계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대조 편성을 바꾸거나 탄력근로제 시행을 추진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길어진 정기보수 기간으로 인해 매출은 물론 수출 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6일 정유·화학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이번 주부터 석유 정제·고도화설비에 대한 정기보수에 들어간다. 정기보수는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한 뒤 설비 전반을 점검하고, 노후 장비를 교체하는 작업을 일컫는다. 현대오일뱅크는 정기보수를 마치는 데 30~35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됨에 따라 공장 셧다운(정지) 기간을 최소화하는 사전준비 작업을 진행해 왔다. 우선 사전 기초 공사를 미리 완료해 설비교체 시간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정기보수 기간에는 직원들이 2조 2교대로 나눠 12시간씩 근무했으나 이달부터는 3조 3교대로 바꿔 하루 8시간씩 일하도록 했다. 또 정기보수 기간에 외주 인력 투입 비중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왼쪽)이 지난해 8월 창사 이래 최대 공장 정기보수를 앞두고 무재해 선포식을 개최하고, 현장 직원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직접 안전화를 신겨 주고 있다. 사진/현대오일뱅크
 
롯데케미칼은 9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 한 달간 여수공장 나프타분해설비(NCC)의 정기보수를 진행한다. 롯데케미칼은 정기보수 기간 동안 내부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오는 10월부터 한 달 간 여수공장 NCC 정기보수를 앞두고 탄력근무제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탄력근무제 단위 기간을 3개월로 하면 주당 최대 64시간까지 일할 수 있지만, 노동조합과 서면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노사 양측의 논의 결과에 따라 도입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 정기보수를 앞둔 한화토탈은 업계의 대응을 지켜본 뒤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할 방침이다.
 
정유·석유화학업계는 공장 가동률이 곧 매출로 직결되는 만큼 정부에 산업 특성을 고려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달 2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특별연장근로' 인가 기준에서 정유·화학업체의 정기보수를 사실상 제외하면서 업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영계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 기간인 2주와 3개월을 각각 6개월과 1년으로 확대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근로기준법 개정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정유나 석유화학 공장은 정기보수를 기존보다 열흘만 연장해도 생산이나 수출에 차질이 발생 한다"며 "수출품목 순위에서 3~4위에 이를 만큼 기여도가 큰 점을 감안해 정기보수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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