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52시간 근무제 시행과 1인 가구 증가세가 맞물리면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DIY(Do It Yourself) 가구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주요 업체들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DIY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25일 한샘에 따르면 한샘몰의 스테디셀러인 '샘책장'의 DIY 모델은 지난달 출시 이후 기존 제품 판매량을 앞지르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6월28일 첫 출고 기준 약 3주 동안 DIY 제품이 시공 제품의 두 배 가량 팔리고 있다"며 "올해 초 기존 제품 누적 판매량이 200만개를 돌파할 만큼 인기가 높은 제품인 점을 감안해도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2014년 말 한국에 진출하며 DIY 시장 공략에 나선 이케아 역시 스테디셀러인 빌리 책장과 포엥 암체어를 비롯한 관련 매출이 계속 증가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DIY 가구 소비가 꾸준히 늘어나는 것은 1~2인 가구 위주인 젊은층을 중심으로 집 꾸미기 열풍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달부터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자 늘어난 여가시간을 활용해 직접 가구를 만들거나 집을 손보는 사람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모바일 커머스업체 티몬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DIY 가구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13% 증가했고, 인테리어 소품군 매출도 45% 늘어났다.
DIY 열풍은 인테리어업계로도 확산되고 있다. LG하우시스가 운영 중인 온라인 인테리어 자재 쇼핑몰인 '지인(Z:IN)몰' 매출은 5월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약 50% 성장했다. 2015년 건축자재업계 처음으로 온라인시장 문을 두드린 지인몰은 창호, 중분, PVC 바닥재, 마루 등 건축자재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건축자재는 시공을 포함한 판매 과정이 복잡해 온라인 판매가 적합하지 않았지만 최근 DIY 인테리어 트렌드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건축자재 업계도 온라인 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2045년까지 1인가구 비중이 36%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워라밸 문화가 다양한 소비 현상에 반영되며 관련 소비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의 아파트 도면을 갖추고 창호 견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LG하우시스나 증강현실(AR)을 활용한 가구 배치, 제품 조립과정을 담은 콘텐츠를 강화하는 한샘 등 주요 업체는 이미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추구하는 소비자 성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만큼 관련 모바일 수요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며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출시된 한샘 샘책장 DIY 제품. 사진/한샘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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