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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강연회에 통상전문가가 나선 까닭은?
김종훈 전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 "트럼프의 판 흔들기, 계속될 것"
2018-07-18 16:15:57 2018-07-18 16:15:57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증권사에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여는 주식 설명회에 통상전문가가 강연자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긴장감이 지속되면서 증시가 직격탄을 맞자, 관련 전문가를 초빙해 설명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교보증권은 지난 17일 오후 5시부터 1시간 반 동안 서울 여의도 본사 19층 비전홀에서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장관급)을 초빙해 '미중 무역전쟁 발발 이후 통상시장 전망'을 주제로 설명회를 열었다. 그는 한미 FTA 협상 당시 한국 측 수석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설명회는 100여명의 투자자들이 참석해 이번 주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강연자로 나선 김 전 본부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로 인해 무역질서가 ▲다자주의→일방주의 ▲국제협력→ 국익우선 ▲자유무역→호혜무역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을 상대로 무역적자폭 줄이기를 위한 트럼프의 기존 판 흔들기로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다소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김 전 본부장은 "11월 치러지는 미 중간선거에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2년 남짓 남아 있다. 갈 길이 멀다. 미 행정부 내에 강경 국수주의 인사가 다수 포진해 있는데다, 실업률이 3.8%까지 떨어지는 등 경제 성적도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통상정책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본부장은 우리의 경우 대표적인 수출 의존국이라는 점에서 수출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진단하며 자구책 마련을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미국 정치권, 산업계와의 대화 채널, 유지 관리 ▲유럽연합(EU), 일본, 캐나다와의 협력 강화 ▲시장 다변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중국 정부가 언론계에 미국과의 갈등을 지나치게 확대해 보도하지 말라고 주문하는 등 한걸음 발을 빼는 모양새지만, 미래의 먹거리인 4차산업혁명, 반도체, 바이오, 정보통신기술(ICT), 항공, 우주 등의 분야에서 부딪히게 되면 갈등이 고조될 것"이라며 "전쟁터는 이곳 분야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은 이번 설명회에 대해 미중 무역전쟁이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이색적으로 통상전문가를 강연자로 초빙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무역전쟁이 확전되는 양상을 보이자,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감에 주가 회복은 더디기만 하다. 여기에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세가 예상되고 있다. 연초에 비해 코스피는 7% 넘게 빠져있는 상태다.
 
 
17일 서울 여의도 교보증권 본사에서 김종훈 전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이정하 기자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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