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석화업계 효자 합성고무…중국발 관세장벽 손익계산 분주
16일 중국 상무부 한국산 NBR에 12~15% 반덤핑 예비판정
2018-07-18 15:57:57 2018-07-18 17:12:4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지난해 석유화학업계의 호실적을 이끈 합성고무가 올해도 실적 효자가 될지 주목된다. 특히 중국이 최근 한국산 NBR(Nitrile-butadiene Rubber)에 10%대의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리자 최대의 수요처인 중국의 수급상황이 변수가 됐다. 
 
18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 16일 한국과 일본에서 수입되는 NBR에 대해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렸다. 중국 합성고무 업체들이 수입제품 때문에 자국 합성고무 산업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데 따른 조치다. 국내에서 NBR 등 합성고무는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이 생산한다. 이번 예비판정에 따라 금호석화에는 12%, LG화학은 15%의 관세가 부과됐다. 일본 업체들의 관세는 18.1~56.4%로 판정됐다. 
 
사진/뉴스토마토
 
지난해 석유화학업계는 SBR과 NBR 등 합성고무가 양호한 가격대를 형성하면서 실적 잔치를 벌였다. 금호석화는 26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5년 만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돌파했다. 합성고무의 범용성과 높은 수요 덕분에 업계는 매출 다변화 차원에서 합성고무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전남 여수에 이탈리아 석유화학 업체 베르살리스와 합작 공장을 짓고 연간 5만톤의 합성고무를 생산하기로 했다.
 
하지만 올해는 시장 관측이 다소 엇갈린다. 국제 유가의 불안정 등 원재료 가격 변동성이 대두됐고, 중국 내 석유화학 공장 가동과 이에 따른 공급과잉 불안이 상존했다. 중국의 합성고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므로 업황이 괜찮다는 분위기도 있었으나 중국의 한국산 NBR에 반덤핑 예비판정에 따라 국내 업계는 손익 계산에 분주하다.
 
일단 금호석화나 LG화학은 전체 매출에서 NBR의 비중이 높지 않다는 점에 주목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NBR 수입국 비중을 보면 우리나라가 37%로 1위지만, 국내 업체들의 매출에서 중국으로 NBR을 수출하는 비중은 1% 미만"이라며 "국내 업체의 관세도 상대적으로 일본보다 낮아 큰 타격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내 석유화학 공장 가동률 하락도 눈여겨볼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1~5월 중국에서 NBR을 포함한 합성고무 생산은 9.4% 늘었으나 5월부터 이달까지는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생산량이 줄었다"며 "국내 업체로의 대체효과가 있으니 부정적 상황만은 아닐 듯하다"고 분석했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 관계자는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중국 수출을 기반으로 호실적을 냈지만 중국에서는 한국산 등 수입제품 '밀어내기' 현상이 뚜렷하다"며 "NBR에 대한 관세는 중국이 다른 제품에도 문을 걸어 잠그려는 포석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번 NBR에 대한 반덤핑 예비판정은 4분기쯤 돼야 확정이 될 것이므로 올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없고 내년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