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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에 '박삼구 퇴진론' 탄력
직원들 "차라리 매각 원해"…아시아나항공 주가 급등락
2018-07-17 16:15:41 2018-07-17 16:15:41
[뉴스토마토 최병호·구태우 기자] SK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한다는 소식에 시장이 요동쳤다. 특히 기내식 사태를 계기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퇴진을 주장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이 기회에 바꿔보자"며 기세를 올렸다.
 
본지는 17일자 1면에서 SK 고위 관계자 말을 빌려 최태원 SK 회장의 최측근인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최근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제안, 조대식 의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전략위원회에서 검토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아직 정식 논의 전 단계로, 대략적인 윤곽은 8월쯤 돼야 나올 것이라는 설명도 더했다.
 
(사진 왼쪽부터)최태원 SK 회장, 아시아나항공 비행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사진/뉴시스
 
이에 아시아나항공 내부가 술렁였다. 직원들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로 엇갈렸다. 지난해 부채비율이 720.3%일 정도로 회사 재무구조가 부실한 상황에서, 재계 3위 SK의 인수 추진 소식은 직원들에게 매력적이다. 조속한 경영정상화와 함께 처우 개선에 대한 기대도 흘러나왔다. 대신, 인수 과정에서 고용 승계가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박 회장의 경영 실패를 지적하며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전보다 커졌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모인 익명의 단체 채팅방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가능성과 관련해 "박 회장 퇴진에 더 집중하자. 이번에 정말 바꿔야 한다"는 내용의 글들이 쏟아졌다. 한 정비사는 "내실 있게 투자했다면 견실한 회사로 성장했을 것"이라며 "수익을 빚 갚는데 사용해 경영에 허덕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급증하는 항공여객 수요 속에서도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는 등 경영정상화를 꾀해야 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과 자조였다.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직원연대와 함께 경영진 퇴진 촉구 집회를 이어갈 방침이다.
 
한편, SK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현재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를 놓고 시장에서는 인수전의 특성을 감안해 SK가 '현재' 및 '지분 매입'이라는 전제를 달며 적대적 인수합병 방식에 선을 그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장중 22.87%까지 치솟다가, SK의 부인 공시와 함께 전날보다 2.99% 오른 4300원에 장을 마쳤다.
 
최병호·구태우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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