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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10.9% 오른 8350원…2020년 1만원 사실상 '무산'
고용지표 악화에 '속도조절'…2년째 두 자릿수 인상률은 유지
2018-07-15 16:56:52 2018-07-15 16:56:52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 사실상 무산됐다. 내년 최저임금이 10.9% 오른 8350원으로 결정되면서 '속도조절론'이 현실화 된 것이다. 이에 2020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려면 내후년 인상률을 19.8%로 결정해야 하는데 고용여건과 경영계의 반발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불가능한 수치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4일 새벽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했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들이 제시한 8680원 안과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8350원 안을 놓고 표결에 부쳤다. 8680원 안은 6표, 8350원 안은 8표를 얻어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안으로 확정됐다. 다만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 의결은 사용자위원들이 불참한 채 근로자위원 5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14명만 참석한 채 이뤄졌다.
 
내년 최저임금 8350원은 올해 인상률 16.4% 보다 5.5%포인트 낮은 수치다. 월 단위로 환산(주 40시간 기준 유급주휴 포함, 월 209시간)하면 174만5150원으로 전년 대비 17만1380원 인상된다. 고용노동부는 내년 최저임금안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가 290만명~501만명, 영향률은 18.3%~25.0%로 추정했다.
 
인상률 자체로 보면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에 힘이 실린 것으로 풀이된다. 류장수 최저임금위 위원장은 "고용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 이번 최저임금 결정에 반영됐다"며 "지금 상황에서 이것이 빠른 시일내에 회복되기 어렵다는 것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공약대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려면 2019년과 2020년 최저임금 인상률을 각각 15.2%으로 잡아야 한다. 하지만 최저임금위는 최근 고용부진 상황을 고려해 내년도 인상률을 10.9%로 결정했다.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은 2년째 이어갔다. 지난 2008년 이후 최저임금이 전년대비 두 자릿수가 인상된 것은 올해와 내년이 전부다. 2011년 이후부터는 5~8%대 인상률을 유지했었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에 대해 경영계와 노동계는 모두 불만족스럽다는 평가다. 경영계는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하는 방안이 무산된 상황에서 최저임금마저 두 자릿수로 올라 우려가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동계는 한국사회의 저임금·장시간 노동체제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 이라고 주장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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